우크라이나 내 멜리토폴 위치 (그림 = 순교자의 소리)
우크라이나 내 멜리토폴 위치 (그림 =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 점령 당국이 우크라이나의 교회를 잇달아 폐쇄하고 있다.

순교자의 소리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 당국은 지난 두 달 사이 우크라이나 멜리토폴(Melitopol)에서 가장 큰 복음주의 개신교 교회 3곳을 폐쇄했다. 

지난 9월 11일 주일 러시아 당국자들은 예배 중이던 멜리토폴 그레이스 침례교회(Grace Baptist Church)에 난입해 교회를 폐쇄했다. 순교자의 소리에 의하면 성도들이 찬양하던 중 무장한 남자들이 예배를 중단시키고 참석자 전원의 이름을 등록하며 사역자 여러 명을 구금했다. 또한 교회의 미하일 브리츤(Mikhail Britsyn) 목사도 48시간 이내 도시를 떠나라는 명령까지 받았다. 당시 예배 실황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던 모든 사람이 그 사건을 목격했으며 이후 영상은 삭제되었지만 순교자의 소리는 영상 속 몇 장면을 확보했다.

멜리토폴 그레이스 교회의 9월 11일 예배 실황 영상에서 포착된 장면. 러시아 점령군이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 = 순교자의 소리)
멜리토폴 그레이스 교회의 9월 11일 예배 실황 영상에서 포착된 장면. 러시아 점령군이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 = 순교자의 소리)

그레이스 교회는 생명의 말씀 교회(Word of Life Church)와 멜리토폴 교회(Melitopol Church)와 함께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개신교 교회다. 이미 지난 8월 생명의 말씀 교회 건물이 점령 당국에 몰수됐으며 교회의 드미트리 보디우(Dmitry Bodiu) 목사는 3월에 체포돼 구금당했다가 석방된 뒤 타지로 떠났다. 러시아 점령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중단되기 전까지는 교회에서 예배가 지속됐다.

아울러 8월에 멜리토폴 기독교 교회 건물도 당국에 몰수됐고 앞서 지난 3월 담당 목회자인 빅토르 세르게예프(Viktor Sergeev) 목사에 대한 괴롭힘이 시작됐다. 멜리토플 기독교 교회는 멜리토플서 가장 큰 은사주의 교회로 1천 석 규모의 예배당과 분수와 야자수 및 체육관을 갖춘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현지인에 따르면 십자가가 철거되고 문화 스포츠 오락 단지가 되고 말았다. 

지난 9월 21일 수요일에는 멜리토폴 지구 츠칼로포(Chkalovo) 인근 마을에서도 러시아 연방 병사들이 저녁 예배를 드리던 한 교회에 들어와 집회를 금하며 “국민투표가 끝나면 더 이상 이곳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신앙, 정교회만 있을 뿐”이라고 통보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그 교회는 매일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이와 함께 점령 당국은 이달 마리우폴(Mariupol)에서도 쿠르차토프 교회(Kurchatov Church)를 폐쇄했으며 현재 교회 지도자 부부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당국은 이전에도 그 지도자를 구금하고 교회를 폐쇄했다가 지도자 석방과 폐쇄 철회를 요청하는 성도들의 호소에 굴복한 적이 있었다.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 군대 관계자들이 국민투표를 준비한다는 구실로 쿠르차토프 교회 기도의 집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성도들은 거절했다. 그러자 당국자들은 주중에 교회를 찾아 기도의 집을 봉쇄해버렸다. 하지만 그 교회 성도들은 주일 예배 모임을 위해 기도의 집 문을 다시 열었다.

이에 성도들이 예배드리고 있을 때 군대가 출동해 인도하던 교회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Leonid Ponomarev)를 붙잡아 갔다. 성도들은 예배 후 기도의 집이 민간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고 군부대 사무실로 갔다. 규정대로 라면 국민투표는 개인의 집이 아니라 행정 관청에서 실시하게 되어 있다. 그러자 당국자들은 정중하게 이야기하기 시작, 서류를 검토하더니 교회 지도자를 석방했고 이후 교회는 어려움 없이 기도의 집에서 계속 모일 수 있었지만 이후 당국자들은 방침을 번복했던 것. 

멜리토폴 지구 츠카로포 마을에 있는 교회. 지난 9월 21일, 수요 저녁 예배를 드리던 이 교회에 러시아 병사들이 난입하여 교회 건물 폐쇄 명령을 내렸다. (사진 = 순교자의 소리)
멜리토폴 지구 츠카로포 마을에 있는 교회. 지난 9월 21일, 수요 저녁 예배를 드리던 이 교회에 러시아 병사들이 난입하여 교회 건물 폐쇄 명령을 내렸다. (사진 = 순교자의 소리)

결국 당국자들은 교회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할 의도로 건물을 몰수했으며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와 그의 아내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Tatyana Nikolaevna)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했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당국자들은 이를 근거로 기도의 집에서 극단주의 문서를 찾기 위해 수색 영장까지 발부했다.

이에 대해 순교자의 소리는 교회 건물이 몰수당하고 목회자가 구금되는 사건이 마리우폴과 같이 러시아가 점령한 다른 도시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리토폴에 있는 세 교회는 비록 건물을 몰수당해도 성도들은 계속 모임을 가지면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순교자의 소리는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지하교회 전통이 있으며 러시아 당국이 아무리 핍박해도 멜리토폴에서 그리스도께서 하고 계신 일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덧붙여 “그곳의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증인에 사명을 계속 신실하게 감당하며 성도들은 교회 건물이나 목회자를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만 의지하고 나아간다”고 전했다.

김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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