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로 희생된 기독교인의 무덤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여성 (사진=Akintunde Akinleye/Reuters)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는 지난 10일 개최한 회의에서 나이지리아의 극단주의와 정부의 무대응에 관해 논의하며 “나이지리아는 개혁이 절실한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무슬림 출신 여성인 하프사트 마이나 무하마드 씨는 이 회의에서 보코하람 테러리스트와 정부가 최근 수 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 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켰다고 증언했다. 여성인권단체 ‘평화, 성별 및 발전을 위한 선택(Choice for Peace, Gender and Development)’의 창립자인 그녀는 자신 또한 테러리스트에 의해서 강간을 당했으며, 나이지리아의 북동부 지역에서는 이슬람이든 기독교이든 종교와 상관없이 심각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정부가 투명성과 책임성이 모두 결여되어 있다며, 나이지리아의 정치 인사들과 통수권자들이 오히려 국가의 혼란을 부추기거나 지속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을 “시한폭탄 같다”고 경고했다.

프랭크 울프 전 미국 하원의원은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전 세계와 미국이 르완다에서의 대량학살을 무시했을 때,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유럽에서 일어났다면 전 세계가 분노하고 함께 반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고 있기에 이들을 외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비폭력을 위한 국제 비정부 기구 ‘Search for Common Ground’의 마이크 조빈스 부사장은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행동해야 하는 중대한 순간”이라고 선언하면서, “미 행정부는 나이지리아인들의 경제적 좌절과 심각한 안보 위협 및 부당한 처우, 인권을 유린하는 상황들을 바로잡기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울 수 있다”고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세계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의 약 절반(9,500만 명)이 기독교 신자이며, 이는 이슬람 신자의 숫자와 맞먹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에서는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해되고 있다.

테러 피해 또한 극심하다. 세계테러지수(Global Terrorism Index)에 의하면, 2020년 나이지리아는 테러 피해 국가 중 3위이며, 2001년부터 2019년까지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22,000여 명에 이른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2021년 연례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에 조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지체 없이 기독교인 대량 학살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지언 기자] 2021-06-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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