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 미사에 참석 중인 중국 카톨릭 교회 신자들 (2012.12.24) (사진=Reuters/Jason Lee/File Photo)

중국 정부는 기독교 통제의 일환으로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를 포함한 고전 소설에서 ‘성경’, ‘하나님’, ‘그리스도’ 등 기독교를 대표하는 단어들을 삭제했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타문화 이해’를 돕는 새로운 5학년 교과서를 내놨다. 이 교재에는 로빈슨 크루소, 리틀 매치 걸(The Little Match Girl), 반카(Vanka)와 같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 내의 종교적인 표현들이 검열된 채 인용됐다.

다니엘 데포(Daniel Defoe)의 18세기 고전 소설인 <로빈슨 크루소>에서 주인공은 난파선 안에서 성경책 세 권을 발견하는데, 그는 이 성경을 좌초된 섬에 갇혀 있는 동안 도덕적 나침반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중국 교과서에서는 ‘성경’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그 대신 크루소가 ‘몇 권의 책’을 발견했다고 기록했다.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앤더슨(Hans Christian Anderson)의 작품 <리틀 매치 걸>에는 “별이 떨어지면 영혼은 신과 함께 간다.”라는 문구가 있다. 중국판 수정본에는 이 문구가 “별이 떨어지면 사람은 이 세상을 떠난다.”라고 바뀌었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홉(Anton Chekhov)의 단편소설 <반카>에는 주인공 반카가 교회 안에서 기도하면서 ‘그리스도’를 여러 번 언급한다. 그러나 중국의 교과서에는 그 부분이 생략되고 ‘그리스도’라는 단어도 전부 삭제됐다.

아시아 뉴스(Asia News)에 따르면, 기독교 관련 단어에 대한 검열은 초등학교 교재뿐 아니라 대학 교재에서도 이루어졌다. 종교적 표현이 담긴 고전은 압수됐으며, 그 중에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레브 톨스토이의 <부활>, 빅토르 휴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세계적인 작품들이 있다.

지난 해 중국 공산당은 종교 활동에 관한 규칙을 시행하고 기독교와 사회주의가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종교정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나에이드(China Aid)에 따르면, 이 계획에는 기독교의 중국화를 위해 신약성경을 불교의 경전과 유교적 가르침을 포함하여 재필하는 것이 포함됐다.

차이나에이드의 밥 푸(Bob Fu) 목사는 “새로운 성경은 서구화 되어서는 안 되고, 중국처럼 보여야 하며, 유교와 사회주의에 대한 중국의 윤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개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밥 푸 목사는 성경이 재집필되면 구약은 엉망이 될 것이고, 신약은 새 해석에 대한 논평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박해감시단체인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중국 내 온라인 성경책 판매는 금지됐으며, 최근에는 오디오 성경책을 판매한 혐의로 전자제품 판매점 직원 7명이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또한 교회 건물을 부수고, 이슬람교와 기독교 신자들을 수감하며, 티베트 어린이들을 불교 종교학 교육에서 제외시키는 등 모든 종교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을 실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최근 마이크 펜스(Mike Pence) 미국 부통령은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중국의 종교 박해에 대해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논했다.

국제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의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대표는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한 전략을 세운 적이 없었는데, 이는 특정 국가의 관심사에서 확대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직접적인 처벌까지도 고려할 단계”라고 언급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올해 기독교 박해가 심한 국가 랭킹에서 중국을 27위로 꼽았다.

[윤지언 기자] 2019-08-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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