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인권운동가들이 이슬라마바드에서 명예살인 중단을 외치며 시위중인 모습. (2014.05.29) 2014년 5월 27일에 임신부 파르자나 파르비엔(Farzana Parveen)이 동부 도시 라호르(Lahore)에 있는 고등 법원 건물 밖에서, 자신이 남편을 선택하여 결혼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와 형제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24명에 의해 벽돌로 맞아 죽었다. (사진=AFP/Aamir Qureshi)

파키스탄 내에서 종종 일어나는 ‘명예살인’을 폭로한 아프잘 코히스타니가 살해 당하자 파키스탄의 인권 운동가들은 정부에 이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사법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BBC에 따르면, 아프잘 코히스타니(Afzal Kohistani)가 지난 수년 간 살해 위협에 시달려 오다가 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키베르 파크툰크화(Khyber Pakhtunkhwa) 주(州) 북서부 아보타바드(Abbottabad)에서 조카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어느 날, 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어느 결혼식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서 남성 2명은 춤을 추고 있고, 여성 5명이 그들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아프잘 코히스타니는 춤을 추고 있던 한 남성의 형으로, 2012년에 이 동영상 속 여성들이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명예살인’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하며 정의를 구현할 것을 외쳤다. 그의 용감한 행동은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의 형제 세 명이 그 후로 살해 됐으며, 그 역시 명예살인의 표적이 됐다.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여길 때, 가족의 일원이 그 사람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은 파키스탄, 특히 시골 지역에서 종종 발생한다.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가장 자주 보고되는 명예살인의 이유는 피해자가 중매결혼을 거절했거나, 성폭행을 당했거나, 혼외 성관계를 가졌거나 혹은 그런 소문만 돌아도 발생한다. 또 부적절한 의복을 착용했거나 가족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을 때 등 보다 사소한 이유로도 행해질 수 있다.

코히스타니는 이 명예살인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정의를 위한 투쟁을 해 왔다. 그를 지지했던 단체들은 코히스타니 살해에 대한 조사를 해 달라고 법원에 정식 요청했다. 또한 키베르 파크툰크화 지역 당국에 수차례 코히스타니 보호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를 보호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인권운동가 카마르 나딤(Qamar Nadeem)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 전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협력하고 있다. 곧 이 문제에 대한 공동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보다 넓은 지역에서 공동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지언 기자] 2019-03-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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