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폭우가 내린 쿠웨이트에서 주민들이 물에 잠긴 도로 위를 보트로 이동하고 있다. (2018.11.14) (사진=AFP/Yasser Al-Zayyat)

중동의 사막 국가 쿠웨이트에서 이달 초부터 내린 호우로 도로와 공항이 마비되고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사상 초유의 수해 피해가 잇따랐다.

걸프뉴스(Gulf New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1월 들어 쿠웨이트에 불안정한 기상이 이어지면서 열흘간 폭우가 쏟아져 목요일까지(15일) 24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쿠웨이트의 연평균 강수량 117.8mm를 두 배 이상 뛰어 넘는 수치다. 쿠웨이트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11월 쿠웨이트의 월 평균 강수량은 18.8mm에 불과하다.

이런 폭우를 역사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쿠웨이트는 큰 혼란에 빠졌다. 그간 배수 시설이 특별히 필요 없었던 도로에 예상치 못한 큰 비가 쏟아지자 도로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쿠웨이트 공항도 봉쇄되었으며, 비행기들은 인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레이트 등으로 우회했다.

주요 도로와 터널, 다리 및 주택가와 차량들도 침수되어 주민들은 옥상으로 대피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토요일에는 불어난 물에 빠진 가족을 구하려다가 아흐마드 파딜리(Ahmad Fadhili)라는 한 주민이 익사했다.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침수 지역에서는 수해 대책 센터가 마련됐으며, 공식 보고된 바로는 148명의 이재민이 29개 숙박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요일 긴급 회의를 열고 15일에 모든 정부 부처 및 기관을 임시 휴무일로 정하고, 대학 및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폭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공공사업부 장관 하삼 알 루미(Hossam Al Roumi)는 지난 10일 사임을 결정했다.

한편, 사상 초유의 폭우로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는 굵은 빗줄기의 사진과 함께 “영국 런던인 줄 알았겠지만, 이곳은 쿠웨이트다” 등의 유머가 등장했다. 그러나 그 밖에 사상자 수나 피해 상황에 대한 거짓 소문 및 가짜 동영상과 사진들도 떠돌아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이에 대한 대처를 고심하고 있다. 쿠웨이트 국영 텔레비전에서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상 정보 이외의 것들에 의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윤지언 기자] 2018-11-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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