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람들이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의 '폭력적인'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Romeo Ranoco/REUTERS)

필리핀에서 이틀 동안 지방 시장 두 명이 괴한에 의해 피살됐다. 두 사건의 연관성은 확실치 않으나, 마약 범죄와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누에바에시자(Nueva Ecija) 주(州) 제네랄티니오(General Tinio) 시(市)의 페르디난드 보테(Ferdinand Bote, 57) 시장은 화요일(3일, 현지시간) SVU차량을 타고 청사를 나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이 쏜 총을 수차례 맞고 사망했다고 지역 경찰서장인 아드리안 가브리엘(Adrian Gabriel)이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18개 이상의 탄피를 회수했다.

이에 하루 앞선 2일에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부의 타나우안(Tanauan) 시(市)의 시장 안토니오 할릴리(Antonio Halili, 72)가 시청 앞에서 직원들과 국기 게양식을 하던 중 저격수에 의해 가슴에 총알 한 발을 맞은 후 병원으로 이송되다가 숨졌다.

타나우안 시 관계자는 할릴리 시장이 마약 피의자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할릴리 시장은 2016년 마약 피의자들에게 “나는 마약 밀매자다. 나처럼 되지 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이른바 ‘치욕의 걷기’를 시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용의자는 피살 후 도주했다.

필리핀은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의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범죄자를 엄중하게 처벌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테르테의 정치 스타일이 폭력적이며, 마약 사범의 사살을 허용하고, 이를 악용해 무고한 사람들도 희생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경찰 보고에 따르면, 2016년 7월 이후 필리핀에서 마약 퇴치 캠페인을 시행하는 동안 4,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시기 2,500명 가량의 마약 사범들이 알려지지 않은 가해자에 의해 사망했다.

필리핀의 인권단체들은 희생자들이 경찰에 의해 처형 당했으며, 대부분의 살인들 또한 자기 방어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지언 기자] 2018-07-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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