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한 난민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원조 물품을 가져가고 있다. (사진=REUTERS/Abduljabbar Zeyad)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이 19일 이란 배후의 후티 반군으로부터 예멘(Yemen)의 호데이다(Hodeidah) 공항을 성공적으로 점령한 데 이어 예멘의 주요항구인 호데이다 시를 얻기 위한 치열한 전투에 돌입할 태세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주도의 수니파 아랍 연합군의 지도자들은 이란을 등에 엎은 시아파 후티 반군의 주요 보급로이자 그들이 장악한 유일한 항구인 호데이다를 점령할 작전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후티 반군은 현재 예멘의 수도와 대부분의 인구 밀집지역을 차지하고 있으나 호데이다 항구를 점거하게 된다면 반군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니파 연합군은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필수 물자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도심에 진입하지 않고 공항 및 항구를 신속하게 장악하기 위한 작전을 약속했다.

유럽외교문제위원회(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아담 바론(Adam Baron)은 “지금까지의 공항 전투나 다른 충돌을 통해 판단해 볼 때, 후티 역시 꽤 강한 반격을 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약 60만 명이 거주하는 호데이다 시의 인구 밀집 지역까지 전투가 진행된다면 거리 싸움에서 후티가 주도권을 잡게 될 수 있다.

예멘 군부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계획대로 공항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바이트 알 파퀴(Bayt al-Faqih)의 비해안도로를 따라가면서 수도 사나(Sanaa)와 하자(Hajja)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장악한다면, 항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UN)은 호데이다 공격이 인도주의적으로 매우 위급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호데이다는 2천 2백만 명의 예멘인들의 생명선이다. 생필품의 90%를 수입과 구호에 의존하고 있는 예멘에서 국제구호물품의 70%와 수입품의 80%가 호데이다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 유엔은 호데이다에서 벌어지는 무력 충돌로 인해 기근에 빠져 있는 840만 명의 예멘인들이 아사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AFP에 따르면, 호데이다 주민들은 수니파 연합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친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전투가 민간인 거주 지역으로 확대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예멘 친정부군이 홍해안까지 진군하면서 호데이다 지역 거주민들 중 5200가구가 집을 떠났다.

현재까지 호데이다 전투로 사망한 군인들은 220명 가량이며, 아직 민간인 사상자 수는 확실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윤지언 기자] 2018-06-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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