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가 무허가 상태에 놓여 있던 콥틱정교회 2,600여 개에 대한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 교회들이 정부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기까지 계속 운영되도록 허락하는 법령을 발표했다고 알 아라비아 등 현지 매체가 지난 달 보도했다.

이집트 주택부는 성명서에서 이번 결정이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이 예배 장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허가’를 명분으로 교회를 공격했던 일부 극단주의자들로부터도 교회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4월 9일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생한 콥틱교회 자살폭탄 테러 희생자 유족들이 관을 옮기고 있다. (사진=Reuters/Amr Abdallah Dalsh)

실제로 이집트의 교회들은 ‘무허가’를 구실로 극단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왔다. 작년 12월 카이로 남부 헬완 지역의 마르 미나 교회 총격 사건도 그 한 예라고 이집트의 언론인 이마드 알 딘 후세인은 설명했다.

또한 후세인은 허가 받지 않은 교회들에게는 많은 불이익이 따른다고 하면서, “교회가 공격을 받으면 가해자가 처벌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허가’를 이유로 건물 소유주까지도 체포되고, 공격자들은 공공 재산을 파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취급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알 아라비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콥틱정교회의 미하일 안톤 대주교는 이집트 법에 의거해 합법화될 수 있는 16개 지방 2,600개의 교회 목록을 정부에 제출했다.

미하일 주교는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우리가 허가를 요청한 지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다. 무허가교회의 지위를 조사하는 위원회가 구성되는데만도 4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아직도 수많은 교회들이 허가를 받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콥틱 변호사인 아이합 람지에 따르면 무허가를 이유로 정부에 의해 폐쇄된 콥틱교회의 수가 258개에 이른다며, 이번 정부 결정으로 이 폐쇄된 교회들에서 모두 예배를 재개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신문기자인 함디 릭은 무허가 교회들에 예배를 허용한 것은 극단주의자들이 예배당을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구실을 없애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올 초 콥틱교회의 크리스마스 행사(콥틱정교회의 크리스마스 절기는 1월 7일이다)에 참여했다. 그는 핍박 받는 그리스도인들을 만나 파멸과 폭력에 대항하는 선과 평화의 힘을 강조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이집트의 가족이며 일부라고 말했다. 가톨릭 헤럴드에 따르면 수많은 군인들이 가능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전국의 교회들을 지키고 있다.

이집트의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

[윤지언 기자] 2018-02-02 @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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