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뿌연 베이징 시의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사진=REUTERS/Petar Kujundzic)

환경 오염이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영국의 ‘란셋(Lancet)’에 지난 19일 발표된 국제 연구 보고서를 인용, 공해(公害)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폐암 등의 병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40명의 다국적 의학자들이 워싱턴 대학교의 보건 지표 연구소에서 실시한 세계질병 연구자료를 이용하여 2년간 연구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환경오염은 오늘날 세계에서 질병 발생 및 조기 사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들 오염으로 인한 질병은 전 세계 사망자의 원인 중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합병증보다 3배 더 많고, 모든 전쟁 및 다른 형태의 폭력보다 15배 많았다.

특별히 가난한 나라나 국민소득 수준이 세계평균 이하인 나라에서 공해는 약 92%가 사망과 연결되었다. 또한 급속도로 산업화되고 있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 방글라데시, 마다가스카르 등의 국가는 모든 사망자의 4분의 1이 오염과 관련되어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에 약 9백만명이 환경 오염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 중 운송과 산업 배기 가스 및 실내 난방 연료의 연소 등으로 발생하는 모든 대기 오염 물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그 사망자 수가 650만 명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250만 명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중국에서는 180만 명이 사망했다.

공해 다음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 것은 위장 질환과 기생충 감염을 확산시키고 180만 명의 사람들을 죽인 오염된 물이었다.

이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의 필립 랜드리건(Philip Landrigan) 교수와 미국 환경단체 ‘퓨어 어스’(Pure Earth) 대표 리차드 퓰러(Richard Fuller)는 환경오염이 전세계 사망 원인의 16%를 차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이 들며, 인간의 삶과 사회 발전의 여러 기회들을 저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죽음이 바로 눈에 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세계가 이 문제를 표면화하고 직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환경오염 문제가 비단 공해의 정도 뿐 아니라 빈곤, 보건 위생의 열악한 환경, 사회적 불평등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어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필립 랜드리건 교수는 공해의 위협은 우리가 직면한 다른 환경적인 도전보다 훨씬 크며, 인간의 건강과 복지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하고 만연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윤지언 기자] 2017-10-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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