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이후 리비아_IS 및 이슬람 근본주의 득세

지난 4월 12일 400여명을 태운 채 이탈리아로 향하던 리비아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데 이어, 19일에는 900여명을 태우고 지중해를 향하던 리비아 난민선이 전복해 최대 70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뉴욕 타임즈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쟈스민 혁명의 여파 속에 가다피 독재정권이 붕괴한 이후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 가운데 난립하던 이슬람무장단체들을 기반으로, 레반트 지역의 IS 본토 외에는 최초로, IS의 타겟이 되었다. 그래서 현재 IS는 리비아에서 동북부의 항구도시 데르나(Darnah)를 중심으로 현재는 중북부의 시르테(Surt)까지 그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UN난민기구(UNHCR)도 리비아에서의 IS 득세 이후 현재 리비아 난민은 25,500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보호시설을 찾는 사람도 6천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 내부실향민(IDP)도 63,985명이며 2011년 가디피 정권 붕괴 이후 계속되는 내전으로 현재까지 3만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4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종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든, 무정부 상태의 혼돈이든, 민주화 혁명 이후 아랍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권위주의 정치체제의 붕괴에 이은 정치 및 경제 상황의 악화와 이슬람 근본주의의 발흥"이라면서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5.18 민주화 혁명'과 같이 단순히 민주화로 가는 발전과정에서의 정치적 현상으로는 보기 힘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회색 검정 IS 및 ISIL 점령지역: 출처_Wikipedia® / IS에 지원한 리비아 청년들 / 내전에 반대하는 어린이들

현대 리비아_7세기 무함마드 등장 시와 유사

리비아 내전의 양상은 2011년 쟈스민 혁명 당시에는 가다피 축출을 목표로 하는 시민군과 정부군 간의 충돌이었다. 그런데 독재정권 붕괴 이후 각 지방 자치단체가 지방 호족 세력화되면서 결국 2천개가 넘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가 그중 리비아 내 최대 이슬람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 샤리아(Ansar al-Sharia)가 IS를 추종할 것을 선언하면서 IS가 리비아 내로 유입되게 된다.

IS의 리비아 내 유입 이후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IS로 빠르게 통합되면서, 이것은 IS가 리비아 내 끝없는 혼란과 내전을 마침내 힘으로 종식시키고 다시금 이슬람적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인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소수의 리비아 청년들도 이러한 과격하면서도 파격적인 IS의 행보에 환호를 보내며 IS에 지원하고 있다.

과연 IS가 가져오는 칼의 평화가 리비아와 아랍의 진정한 돌파구가 될 것인가? IS는 모든 반인륜적 폭력적 행동을 꾸란 구절에서 정당성을 찾아 '알라의 명령'이라며 종교적으로 합리화하고 있다. 이는 마치 7세기 이슬람 발흥시대에 아라비아 반도의 자힐리야(무지, 혼란이라는 뜻의 아랍어)를 해결하기 위해 무함마드가 '알라의 명령에 따라'를 외치며 꾸란을 앞세워 무력을 행사했던 것과 유사하다.

사실 가다피는 이슬람 국가를 표방하였지만, 이슬람 지하디즘을 견제하는 사회주의 이슬람 국가 노선을 추구했었다. 그래서 리비아 국민들은 종교·문화적으로는 '이슬람'이라는 정체성은 있지만, 사실 꾸란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집행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그리고 리비아인들은 민족주의 성향으로 조국을 매우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한다. 또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특성상 물질주의에 물들지 않아 순수하다.

그래서 리비아 국민들은, 독재정권은 붕괴 이후 수많은 무장집단이 이슬람과 꾸란을 앞세워 난립하면서 오히려 근대 이전 만도 못한 혼란 가운데 곤두박질하고 있는 리비아의 현실 그리고 오랜 내전과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의 테러에 지쳐, 더 이상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에게 '이슬람적 평화'를 위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해 끝없는 무력 지하드를 강행하는 IS는 달갑지가 않은 것이다. 지금 620만의 대다수 리비아인들은 이슬람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다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가족과 생이별하고 조국까지 등지고 리비아-이집트 국경에 몰려있던 리비아 난민들의 심정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이 참담하고 갈급하여 그들은 무엇이라도 붙잡고 싶어한다. 이들에게 IS는 오히려 리비아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강도와 같이 보여진다. 내전 중에 삶의 터전을 잃은 리비아 난민들은 지금도 리비아를 벗어나기 위해 값싼 배에 몰려타고 유럽으로의 목숨을 건 도해(渡海)를 택하고 있다. IS가, 이슬람이 그들의 '선한 목자'라면 리비아인들이 다른 아랍국가도 아니고, 문화도 언어도 다른데다 오히려 역사적 상처가 있는, 서구로 그처럼 목숨을 건 탈출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 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 15:10)

교회가 선한 사마리아인 되어

이처럼 수많은 리비아인들이 오랜 내전에 노출되어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함에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되어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지금의 리비아 상황은 시리아와 유사한데, 그래도 시리아는 내전이 본격화되기 전 세계각국 단체와 아랍 교회들을 통한 활발한 선교활동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인근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활발한 난민사역을 통해 내전 이후 갈급해진 시리아인들이 복음 앞에 나아오는 역사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전체 리비아인 중 1%도 안되는 IS와 이슬람 지하디스트들 때문에 99%의 리비아인들이 두려워 떨고 있어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현재 리비아는 그들이 당한 내전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오히려 근대 이전으로 퇴행하고 있는 국가사회적 혼란 등에 대한 치유와 국가적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것 외에 그들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더 이상의 다른 이유가 없다. '선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눅 10:29~37)와 같이 지금의 리비아를 바라보는 하나님의 관점은 분명 지금의 우리가 추구하는 바와는 분명히 다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외면당한 채 죽어가야 한다면, 이것은 바로 모든 상위가치를 없애며 등장하고 있는 그 '위대한 인류 문명' 건설이라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전쟁과 같은 것인지를 우리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핏값으로 생명을 얻은 바로 그 교회들이 이러한 리비아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하여 기도하며 도움의 길과 방향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역사 속에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IS와 이슬람이 주는 혼란과 두려움 가운데 이미 리비아는 그 마음 속에 부흥과 회복을 갈망하고 있다. 그들은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것과 같이 보인다. 다만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과 IS의 위협이 이것을 막고 있을 뿐이며 그리고 이것은 오히려 리비아와 아랍 내에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증폭케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이것은 리비아가 부흥과 회복의 때를 목전에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리비아의 정치적 상황이 속히 안정되도록 또 그 문이 열려지도록 기도하며, 내전과 IS를 피해 인근국으로 탈출하여 있는 리비아 난민들을 섬길 전인적 회복 및 치유사역을 일으키며 이후 리비아와 아랍에 일어날 대추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임종현 기자 [입력 2015-04-26 @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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