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하락 지속으로 러시아 경제가 위기 여파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앙아시아의 빈국 타지키스탄의 경제가 큰 어려움에 놓이게 됐다. 타지키스탄의 언론들은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경제 위기 이전보다 40~50% 수준으로 폭락해 타지키스탄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지키스탄의 한 언론은 러시아의 경제위기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미래에 대한 꿈이 산산 조각난 이주노동 청년과 타직내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러시아의 경제위기가 타지키스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도하였다.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 인근 시골 출신의 한 청년은 가족들과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지난 4년 동안 러시아로 건너가 열심히 일을 했고 앞으로 몇 년 더 일을 하면 자신과 가족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를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경제위기와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청년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하던 가족들의 생활도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계속 러시아에서 일을 해야 할지 돌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 청년과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러시아 이주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처한 상황이다.

타지키스탄은 경제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큰 빈곤국가로 대부분의 공산품과 유류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들의 대부분도 러시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약 200만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국내 송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GDP의 50% 수준에 이를 정도로 러시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경제위기와 루블화의 가치 하락으로 노동자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타지키스탄 경제와 이주노동을 떠난 가족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타지키스탄 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서방권과 러시아 간의 상호 보복전으로 유로존의 경제가 무너지고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의 경제가 흔들리면서 루블화의 약세, 그로 인한 러시아 주변국들의 피해가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 때처럼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이주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타지키스탄 등은 루블화 불안이 계속될 경우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올해 1/4분기 송금액이 전년에 비해 13% 줄어들었으며 소모니화의 가치도 달러 대비 5% 하락하였다.  이러한 경제 위기 속에서 타직 내 소규모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전량 수입하는 유가 가 상승하면서 물가도 들썩이고 있어 어려운 타지키스탄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두샨베 지부는 “최근 러시아의 경제위기로 이주노동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에서의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타직으로 귀국하거나 아랍 또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려고 문의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타지키스탄 정부가 현재는 러시아에서 귀국하는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타직으로 귀국을 고려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이주노동자들이 타직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 등을 신속히 창출하여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실업대란과 큰 사회적 혼란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권고하였다.

한편 타지키스탄 정부는 최근 이슬람자본 유치를 위해 이슬람은행 설립 법안을 인준하였으며 중동의 쿠웨이트를 통해 원유를 들여오는 등 중동의 원유와 자본에 눈을 돌리면서도 내년 1월에 발족하는 러시아 주도의 과거 구소련권 경제연합체인 “유라시아 경제동맹” 가입에 관심을 가지는 등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장기화 될 전망인 러시아 경제위기와 에너지 문제, 국가 주력산업인 알루미늄과 목화수출 부진으로 인해 내년 경제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탁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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