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 마그립 알카에다(AQIM)테러 대처...앞으로 과제가 막중

지난 4월 9일 비록 몇 지역에서 선거부정시비와 관련한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투표소 근처에서 소규모 폭탄테러로 부상자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하게 알제리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다. 특별히 선거 이튿날인 4월 11일은 2007년 발생한 정부청사 자살폭탄테러 2주년으로, 1주년인 작년에도 동일한 시도가 미수로 그친 사례가 있어 보안당국은 전국에 특별 경계령을 내리며 대규모 폭탄테러에 대비하여 왔다.

선거결과는 이미 예견된 대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이 났지만 이후 정국운영에 있어서는 산더미 같은 과제들이 쌓여있다. 정치, 경제적 안정에 대한 여러 가지 핵심적인 과제들이 거론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1990년대 알제리 내전의 상흔으로 남아있는 정치적 불안정과 베르베르계(카빌리족)와 아랍계간의 갈등을 해소할 일련의 국민 대화합 조치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알제리 내부 갈등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최고조로 표출되고 있는 정치적 움직임은 2006년 9-11테러 기념일을 기점으로 기존 살라피스트 무장그룹 GSPC (Group of Salafist for Combat and Preaching, 혹은 SGPC)의 이름을 “이슬람 마그립 알카에다” AQIM(Al Qaeda in the Islamic Maghreb)으로 개명하며 전략적 기조를 보다 적극적인 반정부 무장투쟁노선으로 바꾼 사건이다. 이들은 이후 기존 알-카에다와 합병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구사했던 전략과 전술을 알제리 반정부 투쟁에 도입하여 북아프리카 마그립국가(모로코, 알제리, 튀니지)를 무대로 극렬한 테러활동을 전개하여 왔다. 이에 맞선 알제리 보안당국의 집요한 공세는 최근에 이르러 AQIM 세력을 약화시켜 왔으나, 아직 잔존하는 세력은 이번 대선 전후의 치안공백을 이용해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번 대선 결과와 함께 현 알제리 정부가 대선 이후 정치적 안정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치안상황”과 관련해 마그립 알카에다의 최근 정황에 대해 살펴보고, 알제리 사회에 깊이 침투한 살라피주의와 같은 강경주의 이슬람에 관한 이후의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대통령 선거 결과

[caption id="attachment_1256" align="alignleft" width="300"]090415알제리전망1 ▲ 선거개표 결과에 기뻐하는 알제리 여성[/caption]

6명의 알제리 대통령 후보들은 총 19일의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국에서 2300여 회의 집회를 펼쳤고 지난 4월 9일을 끝으로 선거 운동은 막을 내렸다. 130여명의 외신 기자들을 포함해 총 900여명의 언론인들의 취재 속에 실시된 이번 알제리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현 브테플리카 대통령이 1999년 초선 이후 3선 연임에 성공하게 되었으며, 유권자 2천60만 명 중 74.54%가 참여한 가운데 90.24%의 득표율을 기록, 2위를 차지한 트로츠키 노동자당의 여성당수 루이사 하눈(득표율 4.22%) 등 다른 후보 5명을 압도적 표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72세 고령인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3선에 성공하며 2014년까지 권좌를 지키게 되었다. 이는 여권이 대다수를 차지한 알제리 의회가 지난 해 11월 헌법의 대통령 연임제한 조항을 폐지하면서 부테플리카 대통령에게 3선 연임의 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는데, 이에 반발한 알제리의 주요 야당인 문화민주집회(RCD)와 사회주의세력전선(FFS)은 당시 선거 불참을 선언했고, 최대 반군 조직인 AQIM(이후는 GSPC로 표기, 현지언론에서도 주로 GSPC로 지칭함)은 알제리인들에게 대선 거부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알제리의 주류 야권은 알제리가 전제국가로 전락했다며 이번 대선을 거부했으나 부테플리카의 지지자들은 1990년대 내전에서 막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전환기에 그의 연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caption id="attachment_1257" align="alignright" width="299"]090415알제리전망2 ▲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부테플리카의 지지자[/caption]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출마를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의 불씨는 수 개월이 지난 선거 당일에 까지 이어져 알제리 곳곳에서 소규모의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수도 알제에서 동쪽으로 60㎞ 떨어진 부메르데스 지역의 투표소 인근에서는 폭탄이 터져 경찰관 2명이 부상 당했고, 동부 지역에 마련된 다른 7곳의 투표소에서는 폭력사태로 투표함이 불탔으며, 부이라에서는 도로가 봉쇄돼 투표용지가 투표소로 배달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선거일을 전후로 몇몇 지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는 차분하고 큰 문제없이 치러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거 결과에 대해 야지드 제루후니 내무장관은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사건과 투표방해 행위가 있었지만 선거가 차질없이 치러졌다"며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를 향한 알제리의 승리"라고 논평했고, 당선된 부테플리카 대통령도 선거 이후 공식적인 첫 연설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알제리 국민들의 시민적 책임에 대한 의식은 민주주의 관점에서 감명을 주는 본보기였다"고 극찬하며 선거결과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처럼 선거일을 전후로 몇몇 지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는 차분하고 큰 문제없이 치러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거 결과에 대해 야지드 제루후니 내무장관은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사건과 투표방해 행위가 있었지만 선거가 차질없이 치러졌다"며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를 향한 알제리의 승리"라고 논평했고, 당선된 부테플리카 대통령도 선거 이후 공식적인 첫 연설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알제리 국민들의 시민적 책임에 대한 의식은 민주주의 관점에서 감명을 주는 본보기였다"고 극찬하며 선거결과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caption id="attachment_1258" align="alignleft" width="272"]▲ 투표용지를 보여주고 있는 카빌리족 여성. 카빌리 지역에서도 80%의 득표율을 얻은 부테플리카 ▲ 투표용지를 보여주고 있는 카빌리족 여성[/caption]

이러한 내부적 평가와 함께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 아랍연맹(Arab League), 이슬람 회의 기구(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nference) 등에서도, 이번 알제리 선거에 대해서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로 만족한다고 밝혀, 이번 선거가 아랍세계에서도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미국무성대변인은, 미국은 부테플리카 대통령과 계속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이번 선거 자체의 합법성에 대해서도 크게 의심할 여지는 없지만, 선거와 관련된 부정시비와 관련해서는 "염려"하고 있다는 조심스런 평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알제리 현지 언론과 정치인, 심지어는 일부 대선후보조차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미국 정치협잡꾼들은 미국이 만들지 않은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항상 반대만 한다"며 미국 국무성의 논평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2. 마그립 알카에다 GSPC의 테러계획과 현재의 치안상황

보안당국의 소식통에 의하면 GSPC 테러리스트 그룹은 최근 계속적인 보안당국의 압박공세를 통해 역량이 크게 손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잔존세력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보안당국은 선거치안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보안공백을 노리고 보안이 취약한 여러 지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시도하려는 첩보를 접수하였고 이에 연루된 자살폭탄 테러리스트들의 명단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보안당국의 대대적인 첩보작전과 군사작전 이후 최근 몇 주간 알제 동쪽 지역인 부메르데스 지역에서 많은 수의 테러리스트들이 항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지역은 드루드켈의 지휘 아래 GSPC의 주요 한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항복한 테러리스트들이 보안당국에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최근 GSPC근거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적 압박 이후, 현저히 격감되고 있는 그들의 역량과 활동을 이 기간 동안 만회하기 위해 테러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참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들이 여러 지역에서 새롭게 선발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263" align="alignright" width="272"] ▲카빌리 지역에서도 80%의 득표율을 얻은 부테플리카 ▲카빌리 지역에서도 80%의 득표율을 얻은 부테플리카[/caption]

심지어 GSPC리더인 드루드켈은 얼마 전 테러리스트 그룹을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시민들을 초대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런 자리를 만든 이유는 테러리스트들이 지금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가를 반영하는 증거가 된다. 또한 일련의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언급 이후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테러조직이 그들을 지원하는 시민들에게 두 번이나 도움을 요청했다. 알제리의 보안문제 전문가에 의하면, 이것은 테러그룹의 현재 최대 필요는 돈, 음식, 의약품이며, 제한적인 상황과 조직원 부족, 확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내부적으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드루드켈은 선거를 거부하자는 육성 메시지 조차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메시지가 현 정국에서 그들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시도인 한편 ‘조난 신호’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GSPC에 대한 대테러업무를 담당하는 보안당국은 테러 계획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보수집업무능력이 갈수록 진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히 드루드켈 그룹이 언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신들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수도 알제시를 선택한 이후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아메드 우야히야 국무 총리와 누레딘 야지드 제르후니 내무부 장관은 향후 그들의 테러공격감행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무총리는 지난 토요일 아침(4월 11일) 2년 전 자살폭탄공격의 목표가 되었던 정부청사를 방문하였는데, 이 날 정부청사에는 2007년, 엄청난 양의 폭발물이 탑재된 차량의 자살공격으로 희생되었던 시민들을 애도하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국무총리는 “알제리 정부는 현재 보안상황을 잘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상황을 과장할 수도 없으며 알제리의 전반적인 치안이 호전되었다고 낙관적일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보안당국이 대테러 전쟁을 잘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보안의식 강화가 절실”하다며 시민들의 참여에 대한 필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보안당국의 대테러 정책이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GSPC의 근거지마저 노출되어 초토화되었고, 최근의 GSPC의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치안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3. 알제리 내 살라피즘 무슬림의 확산과 이후 전망 

하지만 GSPC의 종교적 배경이 되며 경제적,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알제리 내의 살라피스트들(살라피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신봉되는 와하비즘에서 파생된 이슬람 사조로 와하비즘 못지 않게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슬람 사상으로 알제리와 모로코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은 여전히 여러 계층에서 건재하며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즉, GSPC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투쟁노선의 테러단체가 완전히 뿌리 뽑히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작년 라마단 기간, 비스크라 라는 사하라 사막의 한 도시에서 살라피즘이 얼마나 알제리에 깊숙이 침투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 지역의 이슬람법정은 라마단 기간의 금식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6명의 사람들에게 4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이는 알제리 전체를 경악하게 했는데, 왜냐하면 알제리는 이슬람 국가이기는 하지만 정치와 종교가 엄연히 분리된 세속주의 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금주, 금연, 라마단 의무 등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반하면 처벌한다는 법률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정법에도 없는 처벌을 집행할 정도로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살라피주의 단체의 활동은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강경주의 이슬람 사조가 급격하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알제리 당국은 모스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여 강경주의 이맘들의 설교를 금지시키고 살라피즘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모스크는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지만, 선교(preaching)와 전투(combat)를 모토로 내건 GSPC와 같은 살라피주의 단체들이 쉽게 물러 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치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알제리 사하라 남부 국경지역에서는 말리나 모리타니아를 통해 마약, 무기 등을 밀수하는 조직이나 갱단들이 GSPC와 연관되어 마약 밀수입하거나 외국인을 납치하는 등 GSPC의 주요한 수입 원천으로 자리 잡혀 가고 있다. 최근 국경수비대는 수 톤 가량의 마약류를 압수했는데 마약 운반책들이 직접적으로 GSPC와 연계되어 있는 정보를 포착하고 국경 수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알제리 내부는 아직 온건-강경 무슬림이라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대선을 기점으로 약간의 제동이 걸렸을 뿐 이번 3선 성공으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집권은 5년 더 연장되어 이제 10년을 넘게 되는 시점에 와 있다. 분명 현 정권의 정국을 장악하는 리더십과 치안 통치력은 한층 향상될 것이다. 그로 인해 GSPC와 같은 반체제 무장단체의 입지나 영향력은 갈수록 좁아져 테러 자체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 정권의 노선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원리주의 강경파 세력은 계속 각계 각층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살라피즘과 같은 사조는 그 힘을 더해 가고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만일 현 세속주의 정권이 축배를 너무 오래 마신 채 현안을 직시하지 못하고, 보통 3세계에서 10년 이상 장기집권을 한 통치자들이 보여주었던 행태와 똑같은 도덕적 부패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경우, 역사 속에서 권력욕에 사로 잡힌 자들의 최후와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결국 소수의 권력을 채우기 위한 정치놀음이었음이 증명되고, 알제리에 또 다시 20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caption id="attachment_1265" align="aligncenter" width="300"]▲ 국경을 통과하는차량 ▲ 국경을 통과하는차량[/caption]

현 정권이 일부 서구세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원리주의파들과 정치적 협상용으로 개정했던 종교법(개신교 탄압정책)과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모스크 건설 계획과 같은 정권유지용 카드들이 선교적 측면에서는 장애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알제리 정치 구조의 틈바구니에서 현지 교회와 사역자들이 종교법으로 인한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지금이 한국교회가 알제리를 위해 기도로 섬기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옥광야  특파원 / (2009-04-15 @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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