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카르툼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AP photo)

수단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 파타하 알-부르한 장군이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금되었던 장관 4명의 석방을 명령하고 민간 주도의 새 정부 구성의 속도를 높이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2019년 혁명 이후 구성된 과도정부에 민간 세력과 함께 참여했던 수단 군부는 정부의 최종결정권한을 민간 세력에게 넘겨야 하는 합의 이행을 거부하고 지난 10월 25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압달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과도정부 장관들을 체포하고 과도정부의 해산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이에 항의하는 반군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여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은 수단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고 폭력사태 중단과 구금된 함독 총리 및 정치인들의 석방, 시위대의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은 민간 주도의 과도정부의 조속한 복구를 요구하며 7억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즉각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러한 국제 사회의 압박으로 수단 군부는 쿠데타 2일 뒤인 지난 달 26일 압달라 함독 총리를 밀착 감시 하에 석방했다.

또한 지난 4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부르한 장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헌정질서 및 과도체제 복원을 촉구했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부르한 장군 및 함독 총리와 각각 통화하여 민간 주도의 정부 복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이튿날 5일, 4 명의 민간 각료가 석방되었다.

그러나 체포된 정부인사들의 변호사인 모에즈 하드라는 현재 100여명의 정부인사와 정치인들이 체포되어 있으며, 이 중 25명이 내란 선동 혐의로 기소될 위기라고 밝혔다.

수단 카르툼에서는 군부의 체포와 총격으로 구금자와 사상자가 속출하는 상황 가운데서도 반군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전·공항·학교·병원·대학의 파업과 시민 불복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일)에도 수만명의 시위대가 반군부 시위를 벌여 최루탄이 발사되고 수십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이 날 군부의 알-부르한 장군은 축출된 압둘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정치세력들과 새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며 빠르면 24시간 이내에 합의안이 도출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은 새로 구성될 정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군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사마히르 알-무바라크 수단전문인협회(SPA) 대변인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군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며, “이전의 독재자들도 이런 약속들을 계속해 왔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민간 세력과 군부의 연정은 너무 불안정하며, 이제는 완전한 민간 정부를 구성할 때”라고 주장했다.

[주민영 기자] 2021-1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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