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땅에서 순교한 첫 중국인인 멍리시와 리싱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섬기는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6월29일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맞아 서울 성북구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순교자 연대표’에 멍리시와 리싱헝의 순교를 추모하는 기념 명판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멍리시와 리신헝은 2017년 5월 파키스탄 퀘타시의 한 어학센터에서 납치당한 후 2주 후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에 의해 참수 당했다.

파키스탄 퀘타시 위치 (사진 = 순교자의 소리)
파키스탄 퀘타시 위치 (사진 = 순교자의 소리)

순교자의 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는 “멍리시와 리신헝은 외국 땅에서 순교한 첫 중국인들”이라면서 “모든 기독교인들은 두 순교자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념하고, 말하고, 다시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멍리시와 리신헝을 순교자로 공인한 것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번 순교의 이야기는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해 기독교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순교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해관계로 얽힌 국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순교를 부정 또는 왜곡하거나 은폐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외국땅에서 순교한 첫 중국인 멍리시(좌)와 리신헝(우) (사진 = 순교자의 소리)
외국땅에서 순교한 첫 중국인 멍리시(좌)와 리신헝(우) (사진 =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의 다른 기독교인들이 이 순교자의 전철을 밟는 것과 또 파키스탄과의 경제적 협력 관계가 손상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파키스탄 역시 자국을 방문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나라로 보여 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자국의 교회들이 다른 나라 시민을 유인해 법을 어기고 무모한 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극단적인 기독교인들이 사는 나라로 보여 지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관련 국가들의 정부와 대변인은 이들이 타인에게 기만이나 압박 또는 유혹을 당해 선교에 뛰어든 학생이라고 하거나, 자신들의 행동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미성숙하고 충동적인 기독교인이라는 주장도 한다고 에릭 폴리 목사는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 2년 동안 중국과 파키스탄을 방문해 두 사람이 납치된 현장 방문과 목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류를 확인하는 등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이 세뇌당하거나 유인당해 아무것도 모르고 파키스탄에 간 것이 아니다”면서 “선교를 떠나기 훨씬 전부터 주님을 알고 사랑하고 섬겼으며, 대부분의 중국 기독교인들처럼 다른 중국인 성도가 전하는 복음을 듣고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은 한국 선교사들이 아니라 각각 자신들의 집에서 복음을 배웠고, 선교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대학에서 수년 간 공부했다”면서 “이들 두 사람은 그리스도를 섬기면 위험해진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으로 살면서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놓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멍리시와 리신헝 순교 추모 기념 명판 (사진 = 순교자의 소리)
멍리시와 리신헝 순교 추모 기념 명판 (사진 = 순교자의 소리)

멍리시는 자신의 SNS 위챗 프로필 메시지에 ‘한 사람의 희생으로 한 나라가 회복될 수 있다면, 그 희생은 가치가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리신헝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들을 예수님께 드렸고 어머니로서는 슬프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는 기쁘다”며 “내 자식을 죽인 그들을 용서하며, 아들의 죽음이 파키스탄 복음의 씨앗이 돼 많은 열매로 맺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IS가 공개한 처형 영상에서 두 순교자의 기독교적 성숙함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처형 영상은 두 순교자의 마지막 삶의 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애원하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마지막 숨결을 통해 훈련된 하나님의 종의 위엄과 성숙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교회 전통에 따르면 매년 6월29일을 사도 바울의 순교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순교자의 날로 정했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이 날을 따로 구별해 복음 증인의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면서 순교한 성도들의 믿음의 유산을 기억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멍리시와 리신헝 추모 기념 명판 부착 모습 (사진 = 순교자의 소리)
명판 부착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 현숙 폴리 박사(좌)와 에릭 폴리 목사(우) (사진 = 순교자의 소리)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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