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사망한 IS 창시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5년만에 나타낸 최근 모습 (사진=AFP/Getty Images)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창시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 가 미국의 군사작전 과정에서 자폭 사망했다고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발표된 이후, IS 역시 31일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그 후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 하셰미 알쿠라이시(Abu Ibrahim Hashimi al-Quraishi)를 지목했다.

BBC에 따르면, 사망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에서 자신을 ‘칼리프(이슬람제국 통치자)’로 자칭하며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르는 무장 세력을 구축했다. 전 세계에서 추종자들을 모으며 거대 세력을 형성한 IS는 국제 사회에 테러 위협을 가하였고 많은 나라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미국, 러시아, 국제연합군 등의 공세로 세력이 약화되면서 ‘격퇴됐다’고 여겨졌던 IS는 최근 IS 토벌에 앞장섰던 쿠르드 민병대가 터키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경계가 느슨해지자 다시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사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금 매우 큰 일이 일어났다’라며 직접 발표한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IS는 곧 그를 잇는 후계자를 공개하고 나서며 미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서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의 IS 추종자들은 연이어 쿠라이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쿠라이시는 IS의 지도부격인 슈라위원회에서 선출됐다. IS는 그가 베테랑 지하드 전투원이며 ‘학자이자 전사이며 성직자’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가 쿠라이시 부족의 후예라고 덧붙였다.

쿠라이시 부족은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속했던 부족으로서 수니파 학자들은 칼리프 지도자의 핵심 요건으로 쿠라이시 부족의 혈통을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외신들은 쿠라이시가 IS 새 수괴의 실명이 아니며, 지도자에 대한 정통성 확보를 위해 붙인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IS의 ‘이슬람국가’로서의 건재를 나타내려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새로운 IS 지도자의 실명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쿠라이시가 압둘라 카르다시라고 불리는 이라크 군장교 출신의 IS 고위층이자 바그다디의 오랜 측근과 동일 인물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와 IS 홍보매체 알 아마크는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카르다시가 내정되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르다시는 IS가 이라크 북서부의 소수민족 야지디족을 대상으로 납치, 학살, 인신매매를 자행했던 것에 종교적 정당성을 제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지언 기자] 2019-11-0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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