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항 출국장의 여성들 (사진=Fayez Nureldine/AFP/Getty Images)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들의 여행 시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법이 폐지되자 소셜 미디어 등에서 환희가 터져 나왔다.

CNN,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국왕 칙령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여성들이 해외로 출국할 때 반드시 필요했던 ‘남성보호자(아버지, 남편, 남자형제 등)의 동의’가 없어도 21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스스로 여권을 신청하고 출국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여성이 결혼, 이혼, 자녀의 출생, 사망신고 등을 독자적으로 관청에 할 수 있고 미성년자의 법적 보호자로 등록도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친정부 성향의 사우디 가제트 신문은 “이번 개혁은 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과 이동성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사우디의 여성사업가인 무나 아부 술래이만(Muna Abu Sulayman)은 트위터에서 “그간 여성들이 해외 유학, 해외에서의 취업 기회, 심지어 단순 해외여행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어서 꿈이 좌절된 경우들이 있었다.”며 이번 변화를 반가워했다.

왕국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는 오랫동안 여성에 대한 대우로 비판 받아왔던 보수주의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여성운전을 허용했고,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하였으며, 여성들의 직업 또한 확장시켰다.

한편, 이번 개혁은 후견인 제도 중 일부를 폐지한 것으로서 완전 해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결혼하려면 여전히 남성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자녀의 결혼 시에도 여성은 동의권이 없다.

새로운 제도의 실질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윤지언 기자] 2019-08-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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