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 수도 광장에 세워진 현직 대통령 황금 동상 (사진=Alexander Vershinin/AP Photo)

중앙아시아의 세계적인 천연가스 산지인 투르크메니스탄이 3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알자지라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싱크탱크 보고서에 투르크메니스탄이 현재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며, 경제 위기와 더불어 국민들의 기본권에 대한 우려까지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 개혁이 단행되지 않으면 경제 위기 극복이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다.

또한 지도부가 장악한 경제와 만연한 부패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불안정하고 신뢰할 만한 경제 체제가 아니므로 외국 정부들은 가스에 대한 구애를 중단해야 한다고 썼다. 투자 위험 부담이 큰 곳이라는 이야기다.

이 보고서는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존재하지만 적용은 다르다며, 투르크메니스탄의 지도층 가족의 친척들이 국가 지출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이후 철권 통치와 폐쇄적인 정책을 쓰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61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제 위기와 인권 상황

알자지라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3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천연 가스 매장량의 약 10%를 보유한 가스 부국인 이곳에는 초인플레이션과 광범위한 식량 부족이 발생했다.

경제 위기는 저유가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러시아에 대한 가스 수출 중단 및 흉작에 의해 야기됐다.

이로 인해 물가가 엄청나게 폭등했다. 미국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스티븐 한케(Steven Hanke) 교수는 2018년 6월에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한 물가 상승률이 최고 294%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정부 자원이 경색되면서 2019년 초에 국민들에게 제공되던 전기, 수도, 천연가스도 중단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University of Glasgow)의 중앙아시아학과 루카 안체스치(Luca Anceschi) 수석강사는 “수천명이 기본적인 식료품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투르크멘 아우토반(Turkmen Autobahn)’ 고속도로 건설에 23억 달러(한화 2조 7천억원)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시민들의 삶의 침체와 더불어 지도층의 인권 침해를 꼬집었다. 강제 노동, 언론 자유에 대한 대규모 억압, 감옥에서 실종된 운동가들에 대해 보고했다.

얼터네이티브 투르크메니스탄 뉴스(Alternative Turkmenistan News)의 창립자이자 편집자인 루슬란 미아티예프(Ruslan Myatiev)는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언론 지형이 없다. 모든 신문, 라디오, TV 방송국은 정권의 노선을 반복적으로 전할 뿐이다. 북한이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이곳보다는 크다.”고 꼬집었다.

미아티예프는 “면화 수확을 위한 강제 노동 동원과 같은 인권 유린의 문제에 도전할 방법은 없다. 이는 다른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와치(Human Rights Watch)는 지난 1월에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인도주의적인 상황을 개선하는 데에 구체적인 노력을 보이기 전까지 유럽 재건개발은행이 투르크메니스탄에 대출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 위험 컨설팅 기관의 중앙아시아 연구원인 에이미어 오케이시(Eimear O'Casey)는 투르크메니스은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서 국가의 긍정적인 이미지 유지를 위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면서, 이런 우려 없이는 개혁에 대한 자극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체스치 교수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경제 정책을 재고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국민들은 더 가난해지고, 정권은 더 권위적이 될 것이라면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윤지언 기자] 2019-07-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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