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전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가 17일 법원에서 재판 도중 사망했다. (사진=Ahmed Ramadan/Anadolu Agency/Getty Images)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민주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되었던 무함마드 무르시(Mohamed Morsi) 전 이집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재판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무르시(67)는 카이로 법원에서 재판 중에 5분 가량 증언한 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끝내 숨졌다.

외신들은 무르시의 사망에 대해 그의 구금 생활이 잔혹하고 비인간적이었으며, 지병인 당뇨와 간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이런 열악한 상태가 그를 조기 사망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르시는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으로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독재 정권이 퇴진한 이듬해인 2012년 6월 민주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집트 첫 민선 대통령이다. 그는 이슬람권의 최대 정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를 지냈다.

집권 1년 만인 2013년 7월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이후 팔레스타인의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접촉했다는 간첩 혐의 등으로 6년째 수감 되었고, 재판을 받고 있었다.

영국 의회의 크리스핀 블런트(Crispin Blunt) 전 외교특별위원회 의장은 작년 3월 무르시의 구강 상태를 검토한 결과 그의 수감 생활이 고문 수준이었다고 꼬집은 바 있다. 블런트 전 의장은 무르시 사망 후 “슬프게도 우리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는 수감자 처리에 대한 이집트 당국의 무능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편, 무슬림형제단의 정당인 자유정의당은 이집트 당국이 지병을 앓고 있던 무르시에게 약을 주지 않음으로써 무르시를 고의적으로 서서히 살해했다며 ‘무르시의 죽음은 암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과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등은 무르시의 사망에 대한 독립적 기구의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이집트 당국에 요청했다.

[윤지언 기자] 2019-06-19 @14:41

 

저작권자 © 미션투데이(Missio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