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중국 목회자 ‘신앙선언서’ 서명운동 전개
지난 12일, 중국 경찰이 중국 전역에 걸쳐 또 한 차례 대대적으로 가정 교회를 급습하여 적어도 12개 이상의 광저우 지역 가정교회의 주일예배가 정부 요원에 의해 중단됐고, 여러 사람이 끌려가 구금되고 심문 당했다.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에 따르면, 현재 중국 본토 내의 많은 가정교회가 탄압받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곧 다가올 천안문 사태 기념일인 6월 4일과 관계가 있다고 봤다.
중국 기독교 탄압 감시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Aid)에 의하면, 12일에 급습당한 가정교회는 푸저우개혁교회(Fuzhou Reformed Church), 샤먼쉰스딩 교회 (Xiamen Xunsiding Church), 샤먼 지메이 교회 (Xiamen Jimei Church), 샤먼감람산 교회 (Xiamen Olive Mount Church), 궤이양 런아이 개혁교회 (Guiyang Ren’ai Reformed Church), 청두시 피구 주언 개혁교회 (Chengdu Pi County Zhu’en Reformed Church), 샹탄진샹탄 교회 (Xiangtan Jinxiangtan Church), 상하이 UCC 교회(Shanghai UCC Church), 상하이 평화 교회 (Shanghai Peace Church), 장시창난 가정 교회 (Jiangxi Changnan House Church), 광저우 리장 정원 (Lijiang Garden ) 교회, 파저우(Pazhou) 교회 등이다.
지난 12일 오전 9시 30분 경, 후난성 샹탄에 있는 진샹탄 교회는 종교국 요원과 공안들의 급습으로 예배가 중단됐다. 설교 중이던 후안 장로는 설교를 멈추어야 했고, 종교국 요원 중 한 명은 진샹탄 교회의 모든 복음활동이 금지되었다고 단언했다.
같은 날, 궤이양 런아이 개혁교회도 급습당했다. 이 교회는 지난해 9월30일 당국에 의해 예배당이 폐쇄된 이후 호텔이나 임사 장소에서 모임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정부 기관 관계자가 임시 장소에까지 문을 부수고 찾아와 예배를 중단시켰다.
궤이양 런아이 개혁 교회가 한국VOM과 차이나 에이드(China Aid)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에 100여 명의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급습한 정부 관계자는 80명 가량이었다. 예배는 지연되었고, 방으로 들어온 공안은 목회자에게 설교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한 성도는 “서로 격하게 언쟁했다. 목사님은 신앙은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당국이 이렇게 급습하는 것은 부도덕한 처사라고 지적하면서 공안에게 조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공안은 교회가 불법종교 행사를 벌였기 때문에 국가가 정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종교국 관리들은 이 장면을 찍고 있던 교인들에게 촬영하지 말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현재 이 교회의 많은 신자들이 계속 구금되어 심문 받는 중이며, 담임목사의 컴퓨터도 압수된 상태다.
이미 지난 해 당국은 궤이양 런아이 개혁교회를 폐쇄했고, 장춘레이(Zhang Chunlei) 목사와 신자들의 교회 운영과 종교 행사 개최, 헌금을 받는 것이 불법이며, 종교국 규정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종교 활동 중단과 예배 관련 장비 및 간판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신자들에게는 교회에 출석하지 말고 기타 불법 종교 활동에도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12일 광저우 리장 정원과 파저우에 위치한 두 가정교회도 급습당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독교인은 습격 당한 교회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일부 성도가 경찰에 끌려가 심문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려났다고 전했다.
한국VOM의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당국이 중국 전역의 가정교회를 일제히 급습하여,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통의 정보가 있다”며, 이는 분명 전국적인 탄압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우리가 중국의 형제 자매들과 하나된 몸으로 함께 일어서야 할 중요한 시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중 한 가지는 중국 목회자 439명이 동참한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A Declaration for the Sake of the Christian Faith)에 서명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신앙 선언서는 중국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의 왕 이 목사가 작성한 것으로서, 중국 가정교회의 신앙 고백 및 기독교의 기본 교리, 중국 정부의 탄압에 대한 중국교회들의 입장과 결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해 9월 ‘목사들의 공동성명: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라는 제목으로 공식 발표됐고, 중국의 439명의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서명했다.
중국교회 목회자들은 이 선언서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가해지고 있는 여러 탄압에 대해 설명하면서 “오히려 복음을 전파해야 할 의무를 더욱 강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모든 박해와 오해 및 폭력에 대해 기꺼이 평화와 인내와 연민으로 대응할 것이며, 복음을 위해 우리의 자유와 목숨까지 모든 것을 잃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차이나에이드에 따르면, 신앙 선언서 발표 후 이 선언서에 서명했던 목회자들이 공안에 의해 체포되거나 심문 당하는 등 당국의 감시를 받아 왔다. 그 중 왕 이 목사는 지난 해 12월에 시무 중이던 이른비언약교회의 지도자 10여 명과 함께 ‘국가권력전복선동죄’라는 혐의로 형사 구금됐다. 왕 이 목사는 아직까지 구금된 상태로 외부인과의 접촉 또한 차단되어 있다.
한편, 한국VOM은 이 서명서에 함께 서명하는 운동을 벌여 왔으며, 이번에 세 번째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한국 및 세계 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현숙 폴리 한국VOM 대표는 “중국 정부는 세계 기독교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핍박 받는 성도들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어 주는 것이 이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언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중국 교회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계시라는 진리를 무조건 믿는다 △중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걷기를 열망하여 그 길로 걷기로 결단했다. 중국교회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겪고 순교한 앞선 세대 성도를 기꺼이 본받고자 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중국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중국 당국자들에게 기꺼이 복종할 것이고, 사회와 인간의 행위를 지배하는 정부의 권위를 존중할 것이다 △그리스도께 속한 중국의 참된 모든 교회가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해야 하며, 오직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유일한 머리임을 고백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이 진리를 모든 성도에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등이다.
아래는 선언서 전문이며, www.chinadeclaration.com에서 서명에 동참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
우리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겸허한 종으로 택함을 받은 중국의 기독교인 사역자들로, 다양한 마을과 도시에서 목사로서 그리스도의 교회를 섬긴다.
우리는 살아계시고 참되고 한 분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주와 세상과 모든 인간의 창조주라는 진리를 믿는다. 우리는 그 진리를 세상에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 다른 어떤 인간이나 보이는 대상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국가 지도자들에서부터 거지와 죄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했다는 진리를 믿는다. 우리는 그 진리를 세상에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사람이 언젠가 죽어 의(義)로 심판받을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구속을 받지 못하면 모든 인간은 영원히 멸망할 것이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렸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이 전 세계 모든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고, 모든 인간의 유일한 구원자이며, 우주의 영원한 통치자와 궁극적인 심판자라는 진리를 믿는다. 우리는 그 진리를 세상에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하나님은 회개하고 하나님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나라를 주실 것이다.
중국 국무회의는 2017년 9월에 새로운 「종교 사무조례」를 발표, 2018년 2월에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중국 전역의 교회는 공예배를 드리고 기독교 신앙을 행하는 동안 정부 부처 관리들에게 다양한 강도로 핍박받고, 모욕당하고, 국가 권력을 전복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또한, 정부 부처 관리들은 기독교 신앙을 변질시키고 왜곡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회에 다양한 행정 조치를 내렸다. 이러한 폭력 행위 가운데 몇 가지는 문화대혁명(Cultural Revolution) 이후 유례없는 것들이었다.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고, 성도들이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집에 걸어놓은 십자가와 성구 액자 같은 것들을 폭력으로 제거하고, 정부가 통제하는 종교 조직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며 교회를 위협하고, 중국 국기를 교회에 걸게 하고, 국가와 당을 찬양하는 세속적인 노래를 부르게 하고, 기독교인 어린이들이 교회에 가는 것과 기독교 교육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교회와 성도들이 자유롭게 모일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가 그런 폭력 행위에 포함된다.
우리는 이런 부당 행위가 정부의 권력 남용이며, 그로 인해 중국 사회의 정치계와 종교계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졌다고 믿는다. 그러한 부당 행위는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며 보편적인 법규범에 어긋난다. 우리는 정부 당국자들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영혼을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와 그리스도의 교회를 핍박하는 모든 행위를 미워하고, 책망하며, 의로 심판하신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 당국자들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좋은 소식을 선포해야 할 의무를 훨씬 더 강렬하게 느낀다. 하나님의 독생자, 인류의 구원자이며 왕이신 예수님이 우리 같은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죽고, 장사되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여 죄와 사망의 권세를 파괴하셨다는 소식이다. 인간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하나님은 중국인을 포함하여 자발적으로 예수님을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해 용서와 구원을 준비해주셨다. 누구나 언제든지 어떤 죄라도 회개하고 그리스도께 돌아올 수 있고,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고, 영생을 얻을 수 있고, 가족과 국가에 하나님의 큰 축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우리는 믿음과 양심을 위해, 중국 정부 당국자들의 영적 유익을 위해, 사회 전반의 유익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하심과 의를 위해 중국 정부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 중국교회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계시라는 진리를 무조건 믿는다.
성경은 모든 의(義)와 도덕과 구원의 원천이며 최종 권위이다. 어떤 정당의 의도나 어떤 정부의 법률이나 어떤 인간의 명령이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어긋나고, 인간의 영혼에 해를 끼치고, 교회가 선포한 복음에 반대되는 경우, 우리는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할 의무가 있으며,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도 하나님께 순종하라고 가르칠 의무가 있다.
- 중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로 걷기를 열망하여 그 길로 걷기로 결단했다. 중국 교회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겪고 순교한 앞선 세대 성도를 기꺼이 본받고자 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정부의 모든 박해와 오해와 폭력에 기꺼이 평화와 인내와 연민으로 대응할 것이며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가 악한 법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 견해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적인 분노나 적대감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복음의 명령과 중국 사회를 위한 사랑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중국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중국 당국자들에게 기꺼이 복종할 것이고, 사회와 인간의 행위를 지배하는 정부의 권위를 존중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권위가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우리는 정부가 성경이 말하는 세상 권력의 한계를 넘지 않는 한, 그리고 신앙이나 영혼과 관련된 어떤 것을 방해하거나 침해하지 않는 한, 기독교인은 당국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유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중국 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교회의 모든 성도에게 이를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부당한 법 집행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외적 손실을 복음을 위해 달게 받을 것이다. 동료 시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땅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기쁘게 포기할 것이다.
- 그런이유로, 그리스도께 속한 중국의 참된 모든 교회가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해야 하며, 오직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유일한 머리임을 고백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이 진리를 모든 성도에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외적인 활동에 관한 문제에서 교회는 다른 사회단체와 마찬가지로, 행정 관청이나 다른 정부 부서의 합법적인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우리는 선언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우리 교회를 이끌어 정부에서 통제하는 종교 조직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의 종교 행정 부서에 등록하지도 않을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도 정부와 손잡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 믿음을 이유로 정부에서 교회에 부과한 ‘금지령’이나 ‘벌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복음을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준비가 되어 있다. 자유와 목숨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