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교리실장을 지낸 바 있는 독일의 브란트 게르하르트 뮐러(Brant Gerhard Müller)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종교다원주의적 신학 노선을 비판하며 ‘신앙 선언문’(Manifesto of Faith)을 발표했다. (사진=REUTERS)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월 이슬람교의 종교 지도자와 함께 종교 간 형제애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은 ‘형제 문서’를 체결하여 가톨릭 보수파들의 공분을 샀다.

BBC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 (Pope Francesco) 은 지난 2월 2~5일에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종교 간 회담에서 수니파 이슬람 학문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이집트 알 아즈하르(al-Azhar) 모스크의 최고 성직자 세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Sheikh Ahmed al-Tayeb)와 “세계 평화와 인류 공동의 인간성에 관한 문서”에 공동 서명했다.

이 문서는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그 어떤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협력과 형제애로의 호소 및 "다원주의와 서로 다른 종교는 지혜로운 신의 의지에서 비롯한 한 작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자 가톨릭 보수파를 이끄는 독일의 브란트 게르하르트 뮐러(Brant Gerhard Müller) 추기경은 이 같은 교황의 신학 노선을 강하게 비판하며 ‘신앙 선언문’(Manifesto of Faith)을 발표했다. 이어 미국 텍사스(Texas)주의 조셉 스트릭랜드(Joseph Strickland) 주교,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 )의 토마스 토빈(Thomas Tobin) 주교 및 스위스의 마리안 엘레강티(Marian Eleganti) 주교 등이 뮐러의 선언문을 즉각 지지하고 나섰다.

교황청의 교리실장을 지낸 바 있는 뮐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명한 ‘형제 문서’는 종교다원주의를 ‘신의 지혜’로 묘사하고 있다며, 이는 가톨릭 신앙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앙 선언문’ 서두에서 “교리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주교, 성직자, 가톨릭 교인들이 진실이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증언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선언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본위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속량하신 분이자 최후의 심판자로서 참된 신이자 참된 인간이라며, “예수가 단지 선한 사람, 형제이자 친구, 한 명의 선지자이며 도덕적 인간일 뿐이라고 보는 자들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에도 '교리보다 자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여 보수파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 왔고, ‘지옥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월 2~5일에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종교 간 회담에서 '형제 문서'에 서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REUTERS)

[윤지언 기자] 2019-02-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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