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교회 안에 서 있는 한 남성 (사진=REUTERS/Carlos Barria)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기독교인이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는 ‘가나안 성도’의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가 지난 10월 4일부터 16일까지 ‘가나안 성도’ 82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5년전 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안 성도’란 ‘안 나가’를 거꾸로 나열한 말로서 종교는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교회에는 나가지 않는 성도를 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를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1~2년이 25.8%, 3~5년이 25.6%, 6~10년이 28.3%, 11~15년이 6.8%, 16~20년이 9.1%, 21년 이상이 4.1%였다. 5년 전 조사에서는 평균 9.3년이 나왔지만, 이번 결과의 평균치는 7.7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절반이 넘는 51.4%가 5년 이내에 떠난 것으로서 최근 교회를 떠난 수가 많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가장 많은 수가 "꼭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31.2%)"라고 답했다. 이어 "개인적 이유'(18.8%) "자유로운 신앙생활"(13.9%) "시간이 없어서"(8.4%) "신앙적 회의"(7.8%) "목회자에 대한 불만"(6.3%) "교인들에 대한 불만"(5.8%) "지나친 헌금 강조"(5.2%) 순이었다.

‘기독교 신앙과 '교회'의 관계는?’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의 과반을 훌쩍 넘는 72.7%가 "신앙은 순전히 개인적인 것으로 교회와 상관없다"라고 답했다. 이들 중 91.4%는 "목회자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교회를 떠난 후 자신의 신앙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38.4%가 “신앙이 약해졌다”고 답했다.

교회에 다시 나갈 의향이 있냐 묻는 질문에는 “언젠가 다시 나가고 싶다”고 52.2%가 응답했다. 이는 5년 전 조사 결과에 비해 약 15% 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최근 칼럼을 통해 “기존의 신앙생활이나 목회 방식이 이들의 신앙적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개신교인인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국 교회가 이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면서 “교회는 성도들이 구원의 확신을 넘어 보다 실제적인 차원의 신앙 문제에 관심을 갖고 신앙이 성숙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인애 기자] 2018-12-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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