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출신의 MBB 228명이 수영장을 빌려 합동으로 세례를 받는 장면. (사진=Courtesy of Elam Ministries)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을 MBB(Muslim-Background Believers) 혹은 BMB(Believers in Christ from Muslim Background)라고 부른다. 지난 50년간 천만 명의 무슬림들이 기독교로 회심했고, 2015년 이래 유럽으로 이주한 무슬림 중 최소 2만명 이상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이 같은 무슬림들의 회심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순교자의소리(VOM)가 지난 3일 마련한 공개 강연회의 초청 강사이자 중동 기독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듀에인 알렉산더 밀러 박사(Dr. Duane Alexander Miller)는 2015년 발표한 자신의 논문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세계 인구 조사’(Believers in Christ from a Muslim Background: A Global Census)의 연구 내용을 토대로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1960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 증가 추이(좌)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숫자(우) (사진=듀에인 알렉산더 밀러 박사 연구 논문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세계 인구 조사’(Believers in Christ from a Muslim Background: A Global Census)에서 발췌)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기독교 사역자들과 회심자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놓는 답변은 첫째,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의 대폭적인 증가다.

전 세계적으로 무슬림들을 위해 구체적이고도 유익하게 기도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둘째, 전 세계 기독교인들과 교회들이 무슬림 선교에 더 열중했고, 이 지역에 선교사 파송을 집중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무슬림 지역으로 파송된 선교사 총계는 대략 만6천 명 가량이다. 그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사역자 수천 명이 무슬림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목회자의 신분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이슬람 국가들에 전문 직종을 가지고, 바울과 같이 ‘천막제조업자(tent-maker)’로 들어가 자체적으로 사역 비용을 조달하며 일한다.

밀러 박사에 따르면, 30년 전만 해도 이슬람권으로 가려는 선교사들은 “무슬림들을 어떻게 제자 양육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었다. 이들을 선교하는 전문가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많은 연구들과 사례들이 있어 효과적인 전도에 도움을 받고 있다.

터키의 경우 1960년대에 선교사들이 도착했을 때는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이 전국을 통틀어 불과 10명 내외였지만, 지금은 터키어를 쓰는 1백개 이상의 교회에 MBB가 6천 명 이상이다. 물론 여러 다른 이유들이 상호 작용 했겠지만, 성경을 현대 터키어로 번역하여 배급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셋째, 세계화와 사이버 정보 통신망의 연결 등 무슬림 세계의 변화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위성과 인터넷 사이버 세계가 무슬림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들은 라디오, TV, 인터넷 등으로 새로운 사상을 쉽게 접하고 있으며, 기독교 신앙 또한 스스로 탐색하고 선택한다.

만일 이것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기독교 신앙을 접하기 쉬운 자유로운 국가로 이주하기도 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의 MBB 증가는 이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자국에서 기독교로 개종하여 핍박에 시달린 MBB들은 신앙의 자유가 있는 미국과 캐나다 행을 선호한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다. 미국 내 MBB 추정치는 약 38만 명에서 45만 명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아랍인 5백만 명 중 3분의 2가 기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 중 MBB는 18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특히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에서 왔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시리아 출신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 거주 이란인 2백만 명 중 13만 명 가량이 MBB로 추산된다.

넷째, 이슬람 국가들의 사회 정치적 혼란이 야기한 이슬람 신앙에 대한 회의다.

현대에 이르러 많은 무슬림 사회들이 정치 사회적 변화를 겪자 많은 무슬림들이 이슬람 신앙을 의심했다. 이러한 무슬림 가운데는 호전적인 이슬람을 받아들이는 자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특정 이슬람 분파의 가혹함과 억압을 혐오한 이들도 있었다.

밀러 박사의 논문에는 그 사례들이 몇 가지 등장한다. 먼저는 가장 많은 기독교 회심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의 예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공산주의 쿠데타가 실패하자 무슬림들은 쿠데타 협조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대량학살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강압적인 종교 정책을 펼치며 모든 국민이 공식 종교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를 믿어야 한다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자행된 잔혹행위에 치를 떨며 650만여 명이 기독교인이 됐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시아파 고위 성직자들이 이슬람 정권을 쥐고 가혹하게 권력을 행사하자 대대적인 회심이 일어났다. 그물망처럼 연결된 거대한 지하교회들이 생겼으며, 성경은 모두가 갈망하는 재산 목록 중 하나가 됐다. 이란에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이주한 3백만 명 안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났고, 현재는 최소 50만 명 이상의 이란인이 MBB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1988년 알카에다의 창설, 1991년 알제리 내전, 2001년 911테러 등의 사건을 기점으로 눈에 띄는 회심자 증가가 있었다. (도식3 참조)

전 세계 MBB(혹은 BMB) 5년 단위 증가 추이. 이슬람 국가들 내에서 발생한 핵심 사건이 MBB 증가에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사진=듀에인 알렉산더 밀러 박사 연구 논문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세계 인구 조사’(Believers in Christ from a Muslim Background: A Global Census)에서 발췌)

밀러 박사는 “전 세계 70억 인구 중에 1천만 명의 회심이라는 숫자가 적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300여 년간 무슬림에서 기독교인으로 회심한 숫자보다 최근 몇십년 동안 회심한 숫자가 훨씬 많다. 1960년대까지 MBB(혹은 BMB)의 수가 20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숫자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밀러 박사는 회심하는 무슬림 숫자를 5년 간격으로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이슬람 사회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며 행했던 사건들이 기독교 회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급진주의 이슬람과 이슬람교를 떠나는 무슬림 사이의 연관성이 타당하다면, 앞으로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이 어떻게 성장하든지 MBB의 숫자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밀러 박사는 또한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무슬림 세계의 놀라운 변화는 지금이 교회가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특별한 기회의 시대임을 의미한다.”고 역설하면서 “한국교회가 이러한 시대에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담당하길 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밀러 박사는 자신의 연구 논문은 2010년까지의 MBB 인구를 조사한 것으로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급변하는 정세 속에 더 많은 인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자 주: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레바논으로 피난을 간 95만 여 명 시리아 난민 중에 2015년에만 3만 명이 세례를 받았다는 현지 교회의 보고가 있었다.(아랍의 천국 열쇠’ 레바논 교회의 놀라운 부흥과 시리아 민족의 회복을 보다! 기사 참조) 밀러 박사의 연구 자료에 시리아 인 중 MBB 추정치가 2010년까지 2,000명인 것과 비교해 볼 때,(아래 도표 참조) 최근 몇 년 간 상당한 인원 변동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기획/MBB/Acts29] 50년간 전 세계 1천만 여 명 무슬림, 기독교로 회심

대륙별/국가별 MBB(혹은 BMB: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 추정치 (사진=미션투데이, 자료제공=듀에인 알렉산더 밀러 박사 연구 논문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세계 인구 조사’(Believers in Christ from a Muslim Background: A Global Census))

[윤지언 기자] 2018-12-0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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