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들의 전통 복장 '아바야' (사진=Hassan Ammar/AFP/Getty Images)

보수적인 석유왕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에 대한 제한이 가장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우디에서 여성들이 전통을 거부하며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으로 사우디 여성들이 외출할 때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복장이다) 뒤집기 운동을 확산하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들이 아바야를 뒤집어 입은 인증샷과 함께 아바야 뒤집어 입기(inside-out abaya)라는 해시태그(#)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아바야에 대한 저항 및 사우디 여성 의복 자율화 운동의 일환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3월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왕세자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법은 매우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품위 있고 존경 받는 옷을 입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구체적으로 ‘검은색 아바야’를 지칭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도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을지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 이후, 저명한 이슬람 성직자 셰이크 아흐메드 빈 카심 알 감디(Sheikh Ahmed bin Qassim al-Ghamdi) 또한 검은색이 유일한 아바야의 색이라는 오랜 통념을 일축하면서 이 논쟁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여전히 검은색 아바야 착용과 관련한 어떤 변화도 없었고, 공식적인 명령도 내려진 바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바야 뒤집어 입기' 운동이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여성들은 아바야를 뒤집어 입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사진=@_Furyrogue 트위터)

무함마드 왕세자는 보수 왕국의 탈피를 주장하며, 여러 개혁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에 그간 사우디에서 금지되어 있던 여성 운전이 허용됐다. 또한 남성만 입장 가능했던 스포츠 경기장에 여성들이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고, 여성 고용을 늘리며 여성 노동을 권장했다.

한편 개혁과 병행하여 최근 몇 달 동안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여럿 체포되는 등 상반된 행보 또한 보여 왔다.

[윤지언 기자] 2018-11-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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