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동] 카슈끄지 암살 용의자 일부 신원 확인… 왕실 배후설 부정 어려워

지난 15일, 터키 수사관들이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사우디 영사관 앞에 도착했다. (사진=Ozan Kose/AFP/Getty Images)

지난 15일, 터키 수사관들이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사우디 영사관 앞에 도착했다. (사진=Ozan Kose/AFP/Getty Images)

자국의 유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설과 왕실 배후설을 강력히 부정하던 사우디 왕실이 이 사건에 개입된 증거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터키 경찰은 16일, 지난 10월 2일 사우디 영사관에 진입한 뒤 실종된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터키명 Cemal Kaşıkçı, 60)가 15명의 용의자들에 의해 살해되어 신체가 절단됐으며, 살해 용의자 중 신원을 확보한 자들은 사우디 왕세자 경호원과 근위대원 등 왕실 측근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암살 용의자들이 사우디 내무부와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한 사우디 회사가 전세 낸 두 대의 전용기를 타고 10월 2일 이스탄불에 입국했다가 같은 날 바로 출국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Independent)는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용의자 중 신원이 밝혀진 대부분은 사우디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과 직접 연관이 있는 자이거나 그의 반경 안의 사람들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터키 경찰은 카슈끄지 암살팀 15명 중 7명의 신원을 발표했으며, 이들 중 4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인 경호원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암살팀의 배후로 사우디 왕세자가 배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NYT)에 의하면, 용의자 중 하나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Maher Abdulaziz Mutreb)는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유럽 및 미국 순방을 곁에서 수행한 경호원이며, 측근에서 찍힌 사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용의자인 압둘아지즈 모하메드 알 하우사위(Abdulaziz Mohammed al-Hawsawi) 역시 왕세자의 경호팀이다. 세번째 용의자 타하르 갈렙 알-하비(Thaar Ghaleb al-Harbi)와 네번째 용의자 무함메드 사드 알자흐라니(Muhammed Saad Alzahrani)는 왕실 경비대원들이다.

NYT는 터키 당국이 파악한 용의자 15명 중 적어도 9명은 사우디 보안팀, 군부, 기타 정부부처 요직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을 독자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NYT는 왕실의 경호원이나 경비대원들은 알려지지 않은 특수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으나, 카슈끄지 살해의 또 다른 용의자로 사우디 내무부와 의료기관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 법의학자이자 부검 전문의인 살라 알-투베이거(Dr. Salah al-Tubaigy) 박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살인이 원래 계획의 일부였음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살라 박사는 고위급의 사우디 당국만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위치의 인물이다.

또한 터키 경찰이 공개한 증거에 따르면, 사우디 영사관 내에 독성 물질이 사용된 흔적이 있고, 그 위에 새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고 밝혔다.

인디펜던트가 보도한 전직 영국 관리의 말을 빌리면, 사우디 왕세자 경호원인 무트레브는 2007년부터 영국 런던의 사우디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사우디 왕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성공적인 해결사’라는 좋은 평판을 갖고 있다.

이 관리는 “이 사람들은 명성이 있는 자들로, 카슈끄지 살해 같은 위험부담이 큰 일을 독단적으로 행했다고 볼 수 없다. 왕세자가 모른 채 이 일을 진행했다는 것을 말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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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언 기자] 2018-10-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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