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언도 받고 9년 째 수감 중인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Asia Bibi)의 최종 항소심 판결이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된다.

비비의 석방을 위해 국제 개신교 및 가톨릭 교계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인 한편, 바로 어제(10일) 비비의 석방을 선고할 경우 판사들까지도 ‘처단’할 것이라는 강경파 무슬림들의 협박 성명이 있었기에 이번 판결의 귀추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여성인 '아시아 비비'는 '신성모독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9년째 복역 중이다. (사진=A Call for Mercy)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 비비는 기독교인으로, 지난 2009년 마을 여성들과 대화하던 중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 받았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8일 비비의 마지막 상고심리를 열었으며, 최종 판결을 확정했다. 그 결과에 대한 발표 날짜는 12일로 예정되어 있다.

2015년에 설립된 강경파 이슬람 단체 떼레케 라바익 파키스탄(Tehreek-e-Labaik Pakistan. TLP)은 10일 유튜브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그녀를 석방한 판사들에게 ‘끔찍한 최후’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단체는 또한 12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같은 날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Islamabad) 붉은 사원(Red Mosque)의 전 대변인은 비비의 출국을 막기 위해 그녀를 비행금지 명단에 올려 달라고 청원했다. 그리고 그녀가 교수형에 처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법원이 비비의 유죄를 인정하면, 그녀는 대통령에게 자비를 구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게 된다.

채널뉴스아시아(Channel News Asia)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종교의 자유는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을 안고 사는 삶을 의미한다. 이슬람교를 모욕했다고 여겨지는 누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폭력 또는 살해를 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 크리스천투데이에 의하면, 비비의 사형 판결 이후, 펀자브(Punjab) 주의 주지사였던 살만 타세르(Salman Taseer)는 2011년1월에 비비의 무죄를 주장하며 파키스탄의 신성보독법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얼마 후 그는 자신의 경호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인 샤바즈 바티(Shahbaz Bhatti) 국무장관은 비비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할 것이라고 기자 회견을 한 후 자신의 자택 근처에 매복 중이던 무장괴한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대법원의 '아시아 비비'에 대한 최종 판결 결과가 오는 12일 발표된다. (사진=AFP/Farooq Naeem)

한편, 파키스탄 라호르(Lahore)에 있는 많은 교회들은 비비의 석방을 기원하는 기도와 금식의 날을 선포했다.

아시아 비비의 남편인 아시크 마시(Ashiq Masih)는 영국 랭커스터 대학 내 예배당에서 마련된 행사에 참여해 “그녀는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이며, 매우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비는 그리스도를 위해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에 그녀가 완전히 무죄임이 밝혀졌으면 한다. 이 잘못된 유죄 판결이 뒤집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키스탄 기독교협회(British-Pakistani Christian Association. BPCA) 의 레이튼 메들리(Leighton Medley)는 “하나님께서 이 상황에 개입하셔서 이 어려움을 이기게 하시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사자굴에 들어가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곧 극단주의자들이 이기는지 패배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며, 이것은 파키스탄에 평화와 정의가 존재할지 아니면 더 많은 증오와 편협함이 득세할지 가려질 것이다.”라고 최종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지언 기자] 2018-10-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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