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금폭탄까지, 짐바브웨 국민들 아우성

콜레라가 발병한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Harare)의 의료 캠프에서 의료진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09.19) (사진=REUTERS/Philimon Bulawayo)

아프리카에서 콜레라가 창궐해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오염된 식수로 전염되는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는 일명 ‘후진국형 전염병’이라 불린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정치적인 혼란과 의료시설 부족으로 콜레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의 피해가 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에서는 지난 달 첫 번째 콜레라 감염자가 확인된 후, 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50여 명이 사망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공장소에서의 모든 행사를 취소하거나 금지했다.

니제르에서도 지난 7월 콜레라 발병 이후 최소 68명이 숨졌다. 신고된 발병 건수는 3690여 건이다. 소말리아에서도 지난 해 12월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에서 백신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콜레라가 창궐해 한달 새 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50여 명이 사망했다. (2018.09.14) (사진=AP Photo/Tsvangirayi Mukwazhi)

한편, 짐바브웨에서는 콜레라로 인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와중에 전자거래세를 도입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자거래세는 모바일 및 카드 결제, 은행 계좌 이체 등의 전자거래 시, 거래 금액이 10달러가 넘을 경우 2%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다. 이 제도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자 식용유와 밀가루 등 기초제품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는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 이후 부패 및 정책 실패 등으로 경제가 무너졌다며, 국민들에게 재정적 고통을 분담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생활 경제에 세금 부담이 가중되자 불만을 표출하며 시위를 조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짐바브웨 최대 노동자단체인 ‘짐바브웨노동조합회의’(Zimbabwe Congress of Trade Unions. ZCTU)는 11일, 정부의 전자거래세와 물가 급등, 생필품 부족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는 콜레라 창궐을 이유로 이 집회를 불허했다. 만일 집회를 감행할 시 콜레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지난 7월 짐바브웨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머슨 음난가그와(Emmerson Mnangagwa)는 최근 공무원 감축 계획 등 경제개혁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는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을 개선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짐바브웨는 자국 화폐 가치가 같은 크기, 같은 재질의 흰 종이보다도 낮은 상태이며, 일부 기업들은 미국 달러 외에는 거래를 하지 않는 등 국가 경제가 무너져 있다.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Harare)의 한 상점의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다. (2018.10.09) (사진=AP Photo/Tsvangirayi Mukwazhi)

[윤지언 기자] 2018-10-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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