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 (사진=AP Photo/Darko Vojinovic)

최근 파키스탄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중국과의 무역협상 등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 밝히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은 최근 심각하게 늘어나고 있는 국채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주로 중국이 중국 국유 은행을 통해 해당 국가에 자본을 빌려주고 중국 국유 기업들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키스탄의 경우,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참여하면서 자국 내 인프라 건설 자금의 약 80%를 중국을 통해 조달했고 늘어나는 대출 이자로 인해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지난 18일, 파키스탄은 지출 삭감, 세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긴급예산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여러 차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으나, 여전히 경제난과 외화부족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국가이다.

파키스탄뿐 아니라 이미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미얀마 등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중국 주도 건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사업비 550억 링깃(약 14조9천억원)의 85%를 융자해주는 조건으로 추진돼 온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는 현재 공사가 중단되고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미국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의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8개국이 이미 빚더미에 앉아있는 상황이며 현재 국가 채무 능력을 고려하면 상환이 어려운 수준이다.

CGD가 이야기한 국가는 동아프리카 지부티, 중앙아시아 키르기즈스탄과 타지키스탄, 동남아시아 라오스,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몽골,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파키스탄 등이다.

실제로 사업의 일부가 취소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말레이시아의 200억 규모의 동부해안철도 공사, 네팔의 발전소 건설 계획 등이 취소됐으며 미얀마 차우퓨 항만 개발 사업 규모가 최근 축소된 바 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러한 부채 규모에 사실상 중국이 다른 나라를 도우려는 것이 아닌, 일대일로 상대국을 빚더미에 몰리게 하여 경제 속국으로 전락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편 일대일로 프로젝트란 ‘하나의 띠, 하나의 길. 중국이 서부 진출을 위해 제시한 국가급정층전략 정책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유럽을 도로, 철도, 해로 등으로 잇는 인프라, 정책, 무역, 금융, 문화 교류를 위한 경제벨트이다. 포괄하는 나라만 62개국이며 전체 추진 기간은 약 150년에 달한다.

[최인애 기자] 2018-09-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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