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내전을 겪어 왔던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자국내 실향민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World Watch Monitor)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브리아(Bira) 중심가에서 이슬람 반군이 민간인을 공격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월드와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 WWM)가 전했다.

WWM에 따르면, 지난 4~5일 양일간 발생한 공격으로 42명이 사망했고, 희생자 대부분은 기독교인들이 사는 동네에 위치한 PK3 농장 출신의 여성들이었다. 희생자들은 총상 혹은 메쳇이라 불리는 큰 칼로 인해 살해 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임신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역 청년들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사건 발생 이틀 뒤까지 기다린 후 7일에서야 마을에 들어갔다. 그들은 시신을 유엔평화유지군 사무실 앞으로 인도했으며, 시신은 매장됐다.

지역 청년들이 유엔평화유지군 사무실 앞에 시신을 이송한 이유는 일종의 시위로, 유엔평화유지군 사무실이 사건 발생 지역과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인 보호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한 지역 구호 활동가는 “지역민들이 유엔평화유지군이 공중전을 펼칠 수 있는 장비까지 갖추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죽은 후에 사망자 수나 세고 있느냐!”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배후조직은 브리아에서 활동하다가 해산된 세레카 반군 단체의 4개 파벌 중 하나인 중앙아프리카 르네상스 대중전선(Popular Front for the Central African Renaissance. FPRC)으로 알려졌다.

유엔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중아공의 폭력 사태는 끊이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브리아 시는 무장세력들의 싸움이 치열하며 무장강도, 납치, 기타 민간인에 대한 공격 등 여러 가지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주 타겟으로 희생당하고 있다.

한 교회 지도자는 “셀레카 무장세력들은 기독교인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독교인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기독교인이 납치될 경우 대부분은 실종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말에는 모든 브리아의 길에 바리케이트를 쳐 놓아서 마을로 이동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기독교인은 이 마을에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한 채로 속수무책인 상태에 놓여 있다.”고 WWM에 증언했다.

최근 몇 달 간 중아공의 수도인 방기(Bangui)와 두번째 도시인 밤바리(Bambari)에서 교회와 성직자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수차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이 달 13일에 열린 사건 브리핑에서 종교지도자와 지역사회 지도자, 무장단체 대표자 및 유엔평화유지군 간 고위급 회합이 열렸다. 그러나 이 날까지도 숲에 방치 되어 있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질병의 확산에 대한 두려움 또한 남아 있다.

한편, 이 사건은 세레카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국제적인 약속을 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중앙아프리카 무장 단체에 대한 카르툼 선언(Khartoum Understanding of Central African Armed Groups)’이라고 알려진 이 협약은, 지난 8월 29일, 수단에서 아프리카 연합 및 러시아의 공식적인 중재 노력으로 14개 무장단체 대표들과 더불어 세 개의 세레카 그룹이 합의한 것이었다.

[윤지언 기자] 2018-09-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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