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혁 속에서도 민족간 긴장 여전히 남아 있어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테러단체로 규정되었던 오로모해방전선(OLF) 대원들이 오랜 반목 끝에 고국 에티오피아로 돌아왔다. 15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는 이들을 환영하는 인파가 모여서 귀환을 축하했다. (사진=AP Photo/Mulugeta Ayene)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정부가 그동안 반목하고 있던 오로모해방전선(Oromo Liberation Front. OLF)과 화해하여 1천5백명의 OLF 대원들이 오랜 망명 끝에 인접국 에리트리아에서 고국으로 돌아왔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15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는 이들의귀국을 환영하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OLF를 이끌고 있는 다우드 입사(Dawud Ibsa)는 “지난 26년 간 에티오피아 밖에서 투쟁한 끝에 이 곳으로 돌아오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투쟁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입사는 “최근 에티오피아 정부 안에서 법치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 여러 긍정적인 노력들을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으로 돌아왔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에 취임한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총리는 수감된 반체제 인사들을 석방하고, 웹사이트의 차단 해제 및 경제 자유화를 감독하는 등 많은 개혁안을 추진했다.

오로모 족은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종족이다. 오로모 족의 대부분은 오로미아(Oromia) 주에 살고 있다. 이들은 오로미아 주가 에티오피아 왕족을 지칭하던 ‘아비시니언(Abyssinian)’ 식민 통치 지역으로 인식되는 것에 반대하며 오로모 족의 ‘민족적 자결권’을 지지하면서 1973년에 정치단체인 OLF를 조직했다.

이 단체는 1992년 집권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thiopian People's Revolutionary Democratic Front. EPRDF)과 사이가 나빠지자 곧 무장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OLF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했다.

OLF에 대한 단속은 오로모 인들의 분노를 심화시켰고, 오로미아로부터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올해 초에는 하일레마리안 데살로(Hailemarian Desalegn) 전 총리의 사퇴와 오모로족 출신 첫번째 총리인 아비(Abiy)로의 교체를 이끌었다.

새로 집권한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 정치에 다양한 야당을 포함시키고자 노력했으며, 지난 7월에 OLF와 다른 두 단체에 대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알자지라는 분석가들의 말을 빌어 “입사의 귀환으로 에티오피아에서 마지막 무장 투쟁의 보루가 끝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갈등해왔던 에티오피아 내 80개 소수민족들의 연합과 화해를 이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AP에 따르면, OLF 대원들이 귀환하고 평화로운 환영식이 있었던 지난 토요일 오후,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 도시인 부라유(Burayu)에서 민족 간 충돌이 일어나 오로모 족을 포함하여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에 17일(월요일),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수도에 모여 “정부는 정의를 구현하라”고 촉구했다.

[윤지언 기자] 2018-09-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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