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이라는 미명 하에 왕족들을 줄줄이 체포하고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매기는 등 권력 강화를 추친하던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종교 권력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검찰이 사우디에서 존경 받는 유력한 종교 지도자 3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영향력 있는 수니파 이슬람 성직자들이 최근 사우디 검찰로부터 국가안보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왼쪽부터 살만 알 오다(Salman al-Awda), 아와드 알 카르니(Awad al-Qarni), 알리 알 오마리(Ali al-Omari) (사진=Middle East Eye/ 편집=미션투데이)

이에 따르면, 수감 중인 종교 지도자들은 수니파 이맘(이슬람 성직자)들로서 폭넓은 존경과 지지를 받아 온 살만 알 오다(Salman al-Awda), 아와드 알 카르니(Awad al-Qarni), 알리 알 오마리(Ali al-Omari) 등 3명이다.

이들은 1년 전 이맘 회합 자리에서 사우디 정부가 카타르를 상대로 압박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사우디 검찰은 왕정 폐지 주장, 테러리즘 지원 등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재판에 회부했다. 관계자들은 이들이 사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80년간 사우디를 통치하고 있는 사우드 왕가는 종교인들과의 연합으로 안정적인 권력을 유지해 왔다.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모함마드 빈 살만(Mohammad bin Salman) 왕세자 역시 그동안 종교계 인사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빈 살만 왕세자는 여성 운전 허용 등의 개혁 정책으로 보수이슬람 왕국에서 근대적 이슬람 왕국으로 변모하려 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종교계 인사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 또한 권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제스처라고 WSJ는 분석했다.

[윤지언 기자] 2018-09-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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