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3월 15일 파키스탄 라호르에 위치한 두 개의 교회에서 자살폭탄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나와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죽이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REUTERS/Mohsin Raza)

파키스탄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을 향한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일 파키스탄 펀자브(Punjab) 지역에서 현지 기독교인인 비키 마시(Vicky Masih)가 무슬림이 가한 총격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ICC)에 따르면 마시는 가족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무슬림 친구인 무함마드 일리아스(Muhammad Ilyas)에게 빌려줬던 돈을 되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일리아스는 마시에 요청에 "choora"(기독교인을 비방하는 욕설)라며 욕설을 가했고 이어 “크리스천은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복부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3명의 어린아이들을 남겨두고 숨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하지도 않고 소극적인 대응을 해 왔으며 이에 시민들이 대응하며 시위하자, 그제야 용의자를 체포했다.

마시의 남동생인 이프티카르 살렘(Iftikhar Saleem)은 “우리 크리스천들은 무슬림에 의한 무차별적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이들을 대응하여 싸울 힘이 없다.”며 “지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은 마시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펀자브 주는 얼마 전에도 무슬림 50여 명이 교회를 습격해 성도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성도들은 입술이 찢어지고, 왼팔이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어 카라치(Karach)의 메흐무다바드 (Mehmoodabad) 지역에서는 한 크리스천 가족이 무슬림에 의해 집단 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마시가 숨진 지 16일 만이다.

현지 기독교인인 알빈 존(Alvin John)은 무슬림 남성으로부터 자신의 열아홉 살 된 딸을 그와 결혼시켜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 무슬림은 존의 딸인 아리샤(Aresha)를 결혼상대로 점 찍어 두고, 길거리와 시장 등에서 아리샤를 볼 때마다 쫓아다니며 결혼과 동시에 개종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독교를 향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존은 현지 무슬림 지도자에게 해당 사건을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이에 반감을 가진 해당 무슬림 남성은 군중을 이끌고 존의 집을 찾아가 가족들을 공격했다.

무슬림 군중은 집안의 물건, 가구, 창문 등을 사정없이 부수며 가족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존의 아들인 비크람 존(Vickram John)은 왼쪽 눈의 시력을 잃는 등의 큰 부상을 입었다. 존의 가정은 현재 근처의 친척집에 머물며 안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이 살기에 가장 위험한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크리스천들에게는 더 위험한 상황이다. 또한 무슬림들에 비해 기독교인들이 파키스탄에서 비교적 낮은 지위를 가진 피지배층이기 때문에 더 쉽게 공격의 표적이 된다. 최근 발생한 사건 모두 파키스탄의 지배층인 무슬림이 피지배층 기독교인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방점을 찍는다.

지난 5월, 국제 종교 자유위원회(USCIRF)는 이러한 파키스탄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파키스탄 정부에 기독교 단체들의 보호와 종교 자유의 보호를 요청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18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 파키스탄은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수단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최인애 기자] 2018-09-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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