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들이 하지 기간 중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성전 가운데 있는 카바 신전에 손을 대고 있다. (2017.08.26) (사진=REUTERS/Suhaib Salem)

올해 ‘하지’ 기간 메카 성지 순례 중에 이집트인 55명, 파키스탄인 42명, 리비아인 15명, 이라크인 1명 등 사망 사고에 대한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이슬람의 가장 큰 종교적 행사인 메카 성지순례(하지)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5일 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무슬림 약 237만 명 정도가 참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국민 외의 단일국가로는 이집트에서 온 순례객이 가장 많았으며, 그 수는 총 8만4000여 명이다.

이집트 매체인 아흐람(Ahram)은 28일 이집트 보건부가 이들 순례객 중 55명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50대에서 80대 사이의 고령자들이었으며 사망 원인 또한 “혈액 순환의 급격한 강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는 이집트인 7만 명 정도가 메카 성지순례에 참가했으며 이 중 약 110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에서 온 순례객 중에서는 최소 42명이 사망했다. 트리뷴지가 보도한 파키스탄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의 사망 원인은 다양하나 호흡곤란과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작년에는 108명의 파키스탄 순례객이 하지 기간 중 사망했다.

리비아옵저버(the Libya Observer)에 의하면, 리비아 순례객 중 15명도 건강 이상 문제로 메카 순례 중 사망했다.

자살 사건도 있었다. 이라크인 후세인 하미드 알-하이다리(Hussein Hamid al-Haidari.43)가 순례 중 메카 대성전 꼭대기에서 투신 자살했다. 하이다리의 투신으로 아래에 있던 두 명의 순례객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라크 하지 대표단의 대변인 하산 파드 알-카나니(Hajan Fahd al-Qanani)는 그가 수 개월 전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후 큰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하이다리는 투신하기 전 이라크 종교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Muqtada al-Sadr)의 이름을 언급하며 시아파 신도들 사이에 알려진 기도를 큰 소리로 반복하고 있었다.

근래 메카에서의 자살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이 메카 대성전 지붕에서 1층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당시 촬영된 장면에 의하면, 주변인들이 속수무책으로 투신한 남성을 향해 울부짖으며 바라보고 있고, 구조요원들이 필사적으로 살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몇 주 후, 방글라데시 남성이 카바 신전의 돌 주변을 돌고 있던 군중들 속으로 투신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기도 중이던 수단 남성이 큰 골절상을 입었다.

아이디 edilaaah를 비롯한 몇 명의 트위터들은 우울증을 앓는 많은 이들이 신의 도움을 받고자 메카로 온다며, 단순히 신앙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권하지 않으면 이런 자살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내 놓았다.

한편, 메카 하지 기간 동안의 가장 많은 사망사고 원인은 압사이다. 메카 성지순례의 마지막 날, 순례객들은 미나 계곡에서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7개의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른다.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가장 흥분하는 의식이며 엄청난 인원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인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엉키면서 심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다고 한다.

압사 사고로 인해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났던 2015년에는 1535명이 사망했고, 1990년에는 1426명이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사우디 당국은 이런 사고와 순례객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요원들을 곳곳에 상시 대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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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언 기자/ 정휘 학생기자] 2018-08-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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