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체첸 공화국에서 지난 20일 발생한 테러로 경찰들이 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Investigative Committee of Russia/AFP/Getty Images)

러시아 남부 체첸공화국에서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관공서를 겨냥하여 세 차례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경관들이 부상을 당했으며, 모두 10대로 밝혀진 테러 용의자들은 사살되거나 큰 부상을 당했다.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체첸 중부 샬리(Shali) 지역의 경찰서에 2명의 괴한이 칼을 들고 침입해 경관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인근에 있던 민간인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테러 용의자들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용의자 중 하나가 폭발물을 몸에 지니고 있어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간에 수도 그로즈니(Grozny) 인근 메스케르-유르트(Mesker-Yurt) 마을의 경찰 검문소 부근에서 베낭을 메고 있던 젊은 남성이 자폭 테러를 감행했으나 실패했다. 용의자는 심한 부상을 입은 채 체포 당해 병원으로 호송됐다.

오전 11시경에는 그로즈니로 진입하는 도로의 경찰 검문소 부근에서 2명의 괴한이 차량 폭발 테러를 시도했다. 이들은 가스통을 실은 벤츠 차량을 이용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용의자들은 경찰들을 위협하며 도주하던 중 3명의 경찰을 차로 받아 부상을 입혔다. 그로즈니 경찰들은 용의자들이 멈추라는 명령에 불복하고 저항하여 결국 이들을 사살했다.

체첸공화국의 통신부 장관인 잠불라트 우마로프(Dzhambulat Umarov)는 그로즈니 인근 세 곳에서 발생한 테러 용의자들이 모두 샬리 출신의 한 조직에 속해 있으며, 만 11세에서 16세 사이의 10대 청소년들이라고 밝혔다. 우마로프 장관은 IS가 청소년들에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현재 10대들을 겨냥한 온라인 채용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테러 발생 당시가 이슬람교의 메카 성지순례(하지) 기간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던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 체첸공화국 대통령은 “그들이 정신적으로 아직 미성숙한 10대들을 고용한다는 사실은 이 단체의 수장들이 부끄러움이나 양심의 흔적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IS를 비난했다. 그는 또한 이번 공격이 이슬람 최대 명절인 아이드 알 아다(쿠르반 바이람)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쟁분석 및 예방센터의 책임자인 예카테리나 소키리안스키아(Ekaterina Sokirianskia)는 청소년들이 테러에 가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체첸 당국이 급진주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젊은이들을 몇 년 동안 체포 구금해 왔다며, 이는 IS에게 젊은 지지 기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체첸공화국은 러시아 연방에 속한 자치공화국이다.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될 때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체첸분리주의 반군들과 전쟁을 벌였다. 그 후 러시아는 러시아연방에 충성하는 카디로프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카디로프는 러시아연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다수의 반군 세력을 제거하는 데에 성공했다.

카디로프는 러시아에 충성하는 한편, 이슬람 법을 따를 것을 촉구하면서 문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정부의 횡포와 인권 탄압에 대한 논란도 있다.

카디로프는 이번 테러 시도를 즉각 진압하고 IS를 비난했으며, 체첸의 치안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강조했다.

[정 휘 학생기자] 2018-08-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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