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초, 사우디의 실세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반부패 청산’을 선언하며 수십 명의 왕족, 장관, 최고 경영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한 후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고위 관리들의 체포와 구금이 이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은 구속된 사람들의 혐의는 돈 세탁, 뇌물 수수, 공무원 갈취 등이나 억류 중인 사람들의 상당수는 특별한 혐의가 없는 상태이며, 가족과 변호사들과의 접촉도 거의 차단되어 있다고 밝혔다.
구금된 사람들 중에는 사우디의 전 국왕 압둘라(Abdullah)의 아들이자, 리야드 주지사를 지낸 투르키 빈 압둘라(Turki bin Abdullah)가 있으며, 최근에는 사우디 금융 그룹 중 가장 유명한 마푸즈(Mahfouz) 가문의 억만장자 3명이 정체 불명의 이유로 체포됐다.
사우디 검찰 총장은 일부 구금자들이 부패를 초월하여 국가 안보 및 ‘테러’ 혐의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왕실의 칙령을 통해 시작된 ‘단속’은 “불법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공익을 넘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긴 일부 연약한 자들의 착취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 중 한 명으로 사우디 투자회사 킹덤 홀딩(Kingdom Holding)의 대표인 억만장자 알왈레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왕자를 비롯하여, 체포된 자들은 사우디 리츠 칼튼(Ritz Carlton) 호텔에 수감됐으며, 대부분은 정부와의 합의를 거친 후 석방됐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석방 후에도 일부는 여행금지 조치를 받았고, 발목 모니터를 착용해야 했다. 다른 이들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지자가 됐고, 적어도 한 명은 정부와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1월에 사우디아라비아 검찰총장인 세이크 사우드 알 모예프(Sheikh Saud al-Mojeb)는 사우디 왕국이 이들 합의를 통해 1천억 달러(한화 약 113조 원) 이상을 회수했다고 공개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정치적 권력뿐 아니라 경제적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