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 새로 설치된 미국 대사관 방향 표지판 (2018. 05. 07) (사진=Thomas Coex/AFP)

미국이 오늘(14일)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 이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우려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BBC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오늘 오후 4시경(한국 시간 오후 10시),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맞아 예루살렘 남부의 아르노나(Arnona)에 있는 기존 미국 영사관에서 미국대사관 개관식을 연다. 개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Ivanka Trump) 백악관 보좌관 등 800여 명이 참석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연설로 참석을 대신할 예정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대사관 이전은 세계 정세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핵심에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로 예루살렘을 수도로 주장해 왔고, 팔레스타인 역시 향후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삼겠다고 공언해 왔다.

종교적으로도 예루살렘은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의 성지로서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누구든 ‘섵불리 건드릴 수 없는’ 사안이었다. UN 역시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과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소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해 놓았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 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팔레스타인 및 아랍국가들은 즉각 국제법 위반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최근까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는 수차례 유혈 충돌이 있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친미 국가들은 이미 미국을 따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며, 과테말라와 파라과이는 이달 말까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예정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미국을 위시해 국제 사회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주는 일이 연이어 발생할 경우, 이 지역의 평화는 묘연해지며, 무력 충돌 위험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개관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가자 지구와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이스라엘 군은 이 일대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강경 대응할 것임을 밝히는 등 예루살렘 미 대사관 이전을 둘러싸고 중동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윤지언 기자] 2018-05-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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