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난민촌의 여성 (사진=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17일,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가족 중 IS 대원 혹은 IS 추종자가 있는 이라크의 여성과 아이들이 이라크 정부로부터 IS관련자로 낙인 찍혀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IS 가담자들은 수용소에 갇히지만, ‘IS 가족’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난민촌으로 이주되기도 하는데, 이 난민촌 내에서도 신분증을 발급받지 못하고, 인도주의적 원조도 제한 받는다. 이동 또한 자유롭지 못해 고향으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경우 생존에 필요한 돈과 구호물품 혹은 보호를 명목으로 성관계를 강요당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IS 관련자의 집에는 “다에쉬(Daeshi, داعش)”라고 표시되어 있어 집이 공격을 받아 파손되거나 물과 식량, 전기 등이 끊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에쉬(Daeshi, داعش)”는 아랍어로 IS를 뜻한다. 또한 난민촌 관계자들과 보안군들이 이라크 여성과 아이들에게 언어폭력과 성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했다.

IS 가족을 둔 다나(Dana. 20)라는 여성은 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난민촌 관계자들과 보안군은 내가 IS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IS 대원과 같이 취급한다. 또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과시하고 싶어한다.”며 그들은 “나를 사람들 앞에서 강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나는 매일마다 ‘오늘 밤에는 죽을 수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마하(Maha)라는 또 다른 여성은 “가끔씩 스스로 ‘나는 왜 공습 때 죽지 않았을까’라고 묻는다. 자살 하려 했지만 아들이 생각났기 때문에 차마 할 수 없었다.”며 절망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국제앰네스티 중동 연구소장 린 말루프(Lyn Maalouf)는 “이라크에서 IS와의 전쟁은 끝났을지 몰라도, 이로 인한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에서 IS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여성과 아이들이  가족 중에 IS 추종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미래에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는 이라크인들이 그렇게 바라던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이라크 정부와 국제사회가 모든 이라크인들에게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이라크사회 내의 이러한 소외 현상과 집단적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적인 화해나 지속적인 평화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서희 기자] 2018-04-18 @17:00

저작권자 © 미션투데이(Missio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