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 부당하게 체포된 기독교 목사들의 자유를 위해 변호해 왔던 저명한 중국의 한 인권 변호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해, 중국 정부를 향한 인권 단체들의 해명 요구가 일고 있다.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인권 변호사 리 바이광 박사(Li Baiguang.49)가 지난 달 26일 난징(Nanjing)의 인민 해방군 81번 군축병원에서 위장 장애로 입원한 지 몇 시간 만에 사망했다. 병원은 간질환으로 인한 출혈이 사망 원인이라고 밝혔다.

2006년 5월 11일,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중국 인권운동가들이 만난 자리. 왼쪽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옆이 리 바이광 변호사이다. (사진=Eric Draper/Reuters/Getty Image)

미국 소재의 중국인권 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의 대표 밥 푸(Bob Fu) 목사는 이 죽음에 대해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밥 푸 목사는, 지난 2월 초 미국 워싱턴 국가조찬기도회에 초청받았을 당시 만났던 리 박사의 건강은 매우 좋은 상태였고, 그가 음주나 흡연을 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또한 그가 중국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위협을 당했다며, 여러 정황으로 보아 그의 죽음은 건강 문제로 보기에는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푸 목사는 “우리는 중국에서 가장 용감하고 헌법을 잘 준수하는 변호사 중 한 명을 상실해 매우 슬프다”면서, “그는 언제나 박해 받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변호할 준비가 되어 있는 강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이전에도 중국정부가 인권운동가들의 건강 상태를 방치하거나, 의료 행위를 미루어서 건강했던 사람이 죽음에 이르게 한 전력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그의 사망 원인을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해감시단체인 릴리즈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의 폴 로빈슨 (Paul Robinson) 대표는 "우리는 용감하고 대담하며 자비로웠던 훌륭한 기독교인 변호사를 잃은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에 이 갑작스러운 죽음의 이유에 대해 완전하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설명을 촉구한다”고 성명했다.

중국 인권 감시를 위한 중국의회 집행위원회(Congressional-Executive Commission on China, CECC)의 공동의장인 미국 하원의원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는 “리 박사는 중국에서 가장 훌륭하고 똑똑한 인물로서, 법치주의와 인권 및 미-중 관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한 헌신적인 기독교인 변호사였다”고 평하면서, “그의 죽음에는 여러 의문점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반드시 해명 받아야 하는 것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스미스 의원은 “2015년 이후 많은 중국의 인권 변호사들이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구금되고, 실종되고, 고문당한 것을 감안할 때, 리 바이광 박사의 가족은 그의 사망 원인을 밝힐 독자적인 의학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의 때 아닌 죽음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전언했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의 중국연구원 윌리엄 니(William Nee)는 “그의 건강이 악화됐는지 부상을 입었는지 등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중국 정부는 유엔 고문 방지 협약의 당사국으로서 그의 치료에 응당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는 변호사들이 협박이나 간섭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그들의 의뢰인과 조사에 비밀을 보장받으며 전문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언 기자] 2018-03-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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