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일주일 만인 3일,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이란군이 밝혔다. 이번 시위로 21명이 사망했고, 450여 명이 체포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군 혁명수비대의 모함마드 알리 자파리(Mohammad Ali Jafari) 총사령관은 3일 시위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청년들과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Mashhad)에서 시작된 후 이란 주요도시에서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이란에서 지난 28일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거리로 나섰다. 시위는 주요 도시로 빠르게 확산됐으며 유혈 충돌도 발생해 21명이 사망하고 450여 명이 체포됐다. 사진은 지난 30일 이란 경찰과 대치 중인 대학생들. (사진=AP Photo)

이번 시위는 2009년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대통령의 재선에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발생한 ‘녹색 운동’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정부는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했고, 국민들은 2013년 대선에서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대통령을 선택하면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로하니 대통령 집권 후 4년이 되었으나 이렇다 할 경제 변화가 체감되지 않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한 이란의 제2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의 권력과 특권에도 대항했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청년 실업, 높은 물가, 저소득층 지원 감축, 이란 군부의 시리아-레바논 개입 등에 대해 항의하면서 “국민들은 구걸하고 있는데, 최고 지도자는 하나님처럼 행동한다!”고 외쳤다.

한편, 지난 2일에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반정부 시위는 미국, 이스라엘 등 '외부세력'의 공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3일에는 수많은 친정부 시위대 또한 주요 도시에 운집해 반미,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고, 이란 정부와 최고 지도자를 지지하며 시가 행진했다.

이란 친정부 시위대가 3일, 콤(Qom) 시가지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Mohammad Ali Marizad/Getty Images)

국제사회는 이란에서 일어난 이례적인 민중 시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부패한 정부에 대항하는 이란 국민이 존경스럽다. 적절한 시기에 지원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했다.

프랑스의 엠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의 의견은 우리를 전쟁으로 인도 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를 위한 고의적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그마 가브리엘(Sigmar Gabriel) 독일 외무 장관은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란의 내부 갈등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상황을 완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인접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은 "이웃 나라에는 이란의 안정이 중요하다"며 "이란에서 벌어진 갈등이 즉시 종식되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뜻을 전했다.

*기자 주: ‘최고 지도자’는 이란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종교 지도자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신설됐다. 국정 전반에 걸친 최종 결정권과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제1대 최고 지도자는 루홀라 호메이니(Ruhollah Khomeini)로 1989년 6월 3일 별세할 때까지 집권했다.

[윤지언 기자] 2018-01-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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