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경 (사진=REUTERS/Ali Jarekji)

이슬람 보수 왕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까지 석유에 의존하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8년부터 관광 비자를 발급한다고 선언했다.

AFP에 따르면, 사우디 관광 및 국가유산위원회의 위원장인 술탄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Sultan bin Salman bin Abdulaziz) 왕자는 "내년 1분기부터 사우디 방문이 허용되는 모든 국적자에게 전자식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위한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비자 수수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관광 산업 수익이 비자로 인한 수입보다 더 클 것이라 예상되므로 비자 발급 비용은 가능한 한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제한된 수의 국가에 관광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국가가 지정한 여행사를 이용해야 하고 지정된 호텔에서만 숙박해야 하는 등 여러 제한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매 년 메카를 방문하는 수백 만 명의 무슬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비자 발급을 위한 힘든 과정과 비싼 요금에 직면해 왔다.

‘관광 산업 개방’은 보수적인 이슬람 왕국으로 유명했던 사우디에서 매우 큰 변화다. 이것은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탈석유 국가 계획 ‘비전2030’ 정책의 일환이다. 현재 사우디의 국가 경제는 90%가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다각적인 개혁으로 향후 50%까지 석유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초보수적인 국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왕국은 영화 금지령을 해제하고, 국가 행사 장소에 남녀를 합석시켰으며, 내년 6월부터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가장 엄격했던 규칙들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8월에 홍해의 50개의 섬에 호화 리조트를 조성하는 대규모 관광 사업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10월에는 5000억 달러(약564조원) 규모의 신도시 개발계획 ‘네옴(NEOM)’을 발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그저 석유만 파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사우디 왕국은 관광 자원으로서도 아주 큰 보물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것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술탄 왕자는 관광 산업이 개방되더라도 사우디 왕국의 전통적인 이슬람의 가치와 문화는 손상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음주 금지와 같은 ‘제한’ 사항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이슬람력 12월은 '순례의 달'로 무슬림들은 평생에 1번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슬람의 성지 메카를 순례하는 것을 의무로 삼고 있으며 이를 마친 자를 '하지(Hajji)'라 부른다. 올해는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가 순례 기간이었다. 사진은 금년
8월 28일에 카바 신전 앞에 미리 모여 줄을 서 있는 무슬림들. (사진=AP/Khalil Hamra)

[윤지언 기자] 2017-12-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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