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 반도의 비르 알라우드 모스크 테러 희생자들의 주인 잃은 신발들(사진=AFP)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의 한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각) 사상 최악의 테러가발생했다. 24일 당시 235명이던 사망자는 부상자들이 잇달아 사망해 309명으로 늘어났다. 배후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IS 시나이지부가 가장 유력하다.

AFP등 외신에 따르면, 24일 금요 기도회가 진행 중이던 비르 알라우드 모스크에 20명 가량의 무장괴한이 나타났다. 이들은 창문을 통해 폭탄을 투척하고 문을 막은 뒤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사원은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 이슬람교도들이 자주 찾는 사원이다. 수피파(Sufism)는 쿠란이나 교리보다는 신과 합일하는 체험을 추구하는 종파로서 IS를 비롯한 극단주의 조직과 보수 수니파로부터 이단이라고 배척을 받고 있다.

이번 테러는 최근 4년간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 중 가장 피해 규모가 크다. AP통신은 이번 테러에 대해 "이집트 현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압델 파타흐 알 시시(Abdel Fattah al-Sisi) 이집트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긴급히 고위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사흘 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뒤, 지난 28일 이집트 군과 경찰을 동원하여 시나이반도 등지에서 대대적인 급습 작전을 펼쳐 테러 용의자 1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시 대통령은 29일, 모든 무력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시나이반도의 치안과 안정을 3개월 내로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다.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크다. 뉴욕타임즈(NYT)는 이집트가 대테러 정책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부가 시나이 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대테러 정책을 오직 군사적인 방법으로만 일관해서, 주민들 사이에 오히려 정부를 비판하고 IS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정부는 2013년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축출 이후부터 시나이반도에 대해 충분히 폭력적인 대테러 정책을 써 왔다. 그러나 지난 4년 간 1700여 건의 테러가 발생했고, 군인과 경찰 병력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정부군과 테러세력 사이에서 지나친 검문, 협박, 억류, 살해, 무차별 공습 등으로 희생 당했다. 때문에 이집트 정부가 더 심한 무력 작전을 수행할 경우 주민들의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시나이 반도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이 점령했으나,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 간 평화협정에 의해 군대를 배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집트에 반환됐다. 2011년 초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마감시킨 시민혁명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나이 토착주민들과 베두인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혼재하며 치안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테러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시리아 등 중동에서 거점을 잃은 IS가 조직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시나이 반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언 기자] 2017-12-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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