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온도를 갱신하고 있는 중동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이 이슬람 국가(IS)의 출몰과 내전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동 지역의 주민과 난민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일부 지역에는 7월에 이미 한 낮의 온도가 60도까지 치솟았으며 이라크에서는 54도의 폭염이 관측되었다. 상대적으로 시원하다고 할 수 있는 모로코 남부지역에서도 43도가 넘는 폭염이 관측되는 가운데 비교적 전기 시설 및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이스라엘에서도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계의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년간 중동지역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혼란한 국제정세 그리고 현재의 이상 고온 현상이 겹쳐지면서 유래 없는 환경 재앙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 (UNDP)의 중동지역 전문가는 현재의 살인적인 날씨가 계속된다면 중동지역의 갈등과 난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중동의 국가들은 국가 정부가 폭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에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중동지역의 폭염은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관측되었지만 올해처럼 중동 전지역에 걸쳐 이상 고온 현상을 기록한 적은 드물다.

이라크 바스라 지역의 한 주민은 “집 밖으로 나서면 온 몸이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면서 45도 이상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체는 몸에 닫기만 해도 화상의 위험이 있어 외출 자체를 삼간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의 국영 석유회사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다른 주민은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해 며칠 동안 회사가 문을 닫은 적도 있다”며 7시 이전에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우리는 마치 감옥에 갇힌 사람과 같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 당국의 자체적인 분석에 따르면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노동자들의 생산성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폭염 때문에 이라크의 국내 총생산(GDP)이 10~ 20% 정도 감소될 전망이다.

내전과 이슬람국가(IS)를 피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난민들의 삶은 더욱 처참하다.

제대로 된 주거 시설 없이 난민 캠프의 열악한 텐트나 급조된 임시 숙소에서 지내는 이들은 폭염의 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 되어 있다. 그러나 난민 캠프의 불안정한 치안 상황과 정부군의 접근 통제 등의 이유로 외부의 도움을 바라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구호단체의 관계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구호 활동은 커녕 난민 캠프 내부의 상황조차 파악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열악 환경과 현재의 끔찍한 날씨를 고려하면 분명 많은 희생자가 있을 것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파악할 수 없다” 고 전했다.

IS를 피해 이라크 바그다드 근처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한 난민은 오염된 공용수도의 물 때문에 장티푸스에 걸렸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물로 목욕을 하며 열을 식히고 있다며 아무리 더위에 익숙한 이라크 사람들이라도 이러한 폭염속에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션투데이 [입력 2016.08.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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