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카프카즈

거대한 카프카즈 산맥 자락에 위치한 천연 요새 카프카즈. 카스피해와 흑해의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 같은 자연경관에서 춤과 노래를 즐기는 170여 민족들은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장수촌을 자랑하며 오늘도 하늘 아래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카프카즈는 북카프카즈 산맥을 통해 북부와 남부로 나뉘는데, 이중 북카프카즈는 러시아 남부지역으로 다게스탄과 체첸, 잉귀쉬, 오세티아, 까바르딘발카르, 까라차이체르케스, 아디게이 등의 대표적인 자치 공화국과 러시아 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뒷면에는 카프카즈의 지리적 위치로 인해 역사 속에서 세계열강들의 말발굽에 짓밟힌 역사의 한, 특히 러시아의 남하정책과 함께 강요된 개종과 타종교 말살로 인해 더 깊은 역사적 애환이 서려 있다. 강대국의 침략으로 끊임없는 피 흘림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침략자들과 이슬람의 영향으로 인해 여성들이 한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카프카즈! 이곳의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카프카즈의 무슬림 여성들

카프카즈의 이슬람은 다른 이슬람 지역과는 특성이 다르다. 잦은 외세의 영향으로 특히 러시아의 침략으로 인해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슬람을 정신적 지주로 삼고 민족주의로 러시아에 대항했다. 또한 이들은 이들의 경전이라고 하는 코란에 대해 무지하다. 코란은 이들에게 너무 신성한 책이기에 감히 펼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거룩한 책이기에 깨끗한 케이스에 담아 벽에 걸어 두거나 깨끗한 장소에 보관할 뿐 코란에 대한 지식은 다만 구전되어왔다.

이와 같이 조상들을 통해 전해진 코란 지식은 민족성과 한(恨)의 역사 그리고 샤머니즘이 가미된 혼합 이슬람이다. 그래서 카프카즈의 이슬람은 민족마다 자신들의 옛 신앙이 많이 가미되어 민족마다 독특한 이슬람을 나타내고 있다. 이슬람이라는 틀은 같지만 달 숭배, 조로아스터교의 영향, 정령숭배와 샤머니즘 등의 영향으로 의식이나 형식에서 저주와 비방이 많이 행해지기도 하는 등 민족마다 차이가 있다.

최근 카프카즈에서 러시아에 대항하고 있는 젊은 과부 집단들이 늘고 있다. 남편들이 러시아에 의해 일찍 죽은 젊은 과부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이나 젊은 여성들 중에 자폭이나 테러행위 혹은 의상을 통해 이러한 저항감을 드러내고 있다. 요즘 이곳은 평범한 보통 여인들 사이에서도 히잡이 패션이 되어 많은 이들이 히잡을 쓰고 있다.

카프카즈의 여성들은 다른 이슬람지역보다 여성들의 지위가 더 낮으며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정사에 있어서도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며 배우자를 결정할 때에도 부모에 의해 모두 결정이 난다. 다른 민족과는 예외로 노가이 민족이나 락민족은 자신들이 배우자를 직접 결정하긴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민족들은 조혼과 근친결혼이 심한데 특히 아바르 민족은 16살(14-15살도 다수)에서 22살을 결혼 적령기로 보며 주로 사촌들과 결혼이 이루어진다.

매스컴의 발달로 최근에는 많이 줄기는 하였지만 다른 이슬람국가처럼 이곳 카프카즈도 이슬람법인 샤레아에 허용된 일부다처제에 의해 부인을 4명까지 두며, 지금도 여전히 보쌈이 행해지고 있다. 남자 측에서 보쌈 할 때 처녀의 순결을 지켜주며 처녀의 가족들에게 결혼 유무를 문의하는 등 예를 갖추는 것 같이 보이지만, 처녀가 집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명예를 중시하는 폐쇄사회 내에서는 이미 보쌈을 당한 것 자체가 수치이기에 결국 결혼을 승낙하게 되는 것이다.

이곳 남자들의 미덕은 일하지 않는 것, 가사를 돕지 않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많은 여성들이 가정의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집 수리나 심지어 집 짓는 일까지 담당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해도, 아무리 구박이 심해도, 인격적 모독을 받아도 카프카즈 여성들은 참고 또 참는 인내의 여인들이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새 부인을 데려와도 자신들의 애환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온몸으로 인내하며 다만 춤과 노래로 이들의 애환을 승화한다.

한 여성이 손뼉으로, 아니면 의자를 가지고 아니면 그릇으로 장단만 맞추어도 즉석에서 춤판이 벌어진다. 순간적으로 함성이 터지고 정열적인, 감미로운 춤이 시작되면 여기저기서 여인들이 나와 온몸으로 장단을 받으며 자신의 슬픔을, 애환을, 절망을, 처절함을 춤으로 훌훌 털어버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곳 카프카즈의 여성들이 속히 하나님의 거룩한 인격체로 존중 받으며 여성다운 여성으로 일어나게 되기를 소망한다.

러시아=김평강 특파원 [입력: 2015-05-29 @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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