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2001년 9/11 테러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알카에다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오사마 빈라덴이 사망하고 그의 스승인 이집트 외과의사 출신인 늙은 알 자와히리가 조직을 이끌고 있지만 알카에다 세력은 이미 구세대(Old Generation)이다. 18세기 이후 이슬람세계는 급격히 붕괴되어 갔고 급기야 1차 세계대전 후 오스만제국 술탄제도가 폐지되면서 이슬람 칼리프 국가는 지구촌에서 사라졌다. 물질주의와 무신론, 그리고 도덕적 타락으로 전락한 이슬람 세계를 부흥시키고자 1928년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이 태동했고, 글로벌 이슬람운동은 아프가니스탄 반소 지하드를 통해 세계 거대 국가였던 소비에트를 상대하는 전투 실전 능력을 갖췄으며,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걸프 국가들의 오일달러를 자양분 삼아 이제는 반서구 패권주의를 위협하는 대항 세력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 이슬람 세계의 부흥을 추구하는 모든 세력들이 공통의 목표로 삼는 것은 결국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재건이다. 이슬람은 세계를 ‘이슬람의 땅’과 ‘전쟁의 땅’으로 구분한다. 국가나 민족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의 법인 샤리아가 지배하는 땅인지 아니면 샤리아 없이 혼돈과 무질서 상태인 전쟁의 땅으로 세계를 이분화 하고, 세계를 이슬람 국가(하키미야)로 만들기를 추구한다.

알카에다로 대표되는 세력은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이슬람 칼리프 국가 재건 전술을 따르고 있고, 온건노선을 채택한 대부분의 글로벌 이슬람 세력은 이슬람 포교와 이슬람적 삶의 실천 운동을 통해 사회를 이슬람화 하고 최종적으로 국가를 이슬람으로 포위하고 장악하는 우회 전술을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전 세계 이슬람은 목표는 글로벌 이슬람 칼리프국가 건설이지만 방법론적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2014년 6월 알카에다로부터 결별 및 독자노선을 선언한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ISIS)는 시리아 동부지역, 이라크 모술 등의 석유 에너지 시설과 미국이 지원한 군사시설을 장악하면서 파죽지세로 세력을 넓혀 급기야 자칭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세우고, 무함마드의 직계자손임을 표방한 알 바그다니를 칼리프로 표방했다.

본 연구는 2014년 10월 현재 중동 문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ISIS)의 출현 배경을 검토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와 파워게임을 분석함으로 향후 사태의 추이를 파악하고자 한다.

II. ISIS의 배경과 파괴력

ISIS의 모태는 2006년 알 자르카위가 죽으면서 알카에다가 재건한 ISI(Islamic State of Iraq)이다. 2003년에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오사마 빈라덴에게 충성을 서약한 알 자르카위는 Jamma’at al-Tawhid wa Jihad를 결성하여 반미 지하드를 이끌어 갔다. 2004년 한국인 김선일 씨를 피살한 것도 바로 알 자르카위 조직으로서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공조하고 있던 동맹국가들의 이라크 철수를 유도하기 위해 이러한 테러를 저질렀다. 그러나 2006년 알 자르카위가 미군에 의해서 사살되고 ISI는 알카에다의 하부조직으로 미미한 세력이었다. 그런데 이러했던 ISI를 엄청난 세력으로 키운 것은 이라크 서부의 시리아 내전 사태였다. 시리아는 시아파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 대통령 세력이 다수인 순니파 이슬람 국민들 철권 통치하는 나라이다. 시리아 지배세력은 일찍이 서방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바탕으로 자국의 무슬림 대중으로 억압해 왔다. 소련 해체 후 중동에서 세력기반이 약해진 러시아는 시리아를 지원함으로 거점을 확보하려 하고 궁지에 몰린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과 연대함으로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중동 민주화 혁명으로 튀니지,이집트의 독재 정권이 붕괴되었고, 시리아의 경우 참혹한 내전 상태로 난민들이 속출하고 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생기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아사드 정권을 반인류적 살인 정권으로 규정하고 반정부 이슬람 순니파 세력을 지원하였지만 좀처럼 시리아의 내전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러시아와 중국과 이란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고 서방 국가들로서는 시리아에 대한 변변한 제재 카드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큰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리아 동부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던 ISIS가 세력을 키워 이라크 중부의 순니파 지역을 장악하고 이라크의 북부 석유 매장지인 모술을 장악하더니 바그다드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ISIS는 어떤 세력인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시리아 정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리아에서 알라위파 친사회주의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 때 필연적으로 순니파 이슬람의 저항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1954년에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의 탄압으로 해체되면서 수많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시리아로 망명을 했고, 이로서 시리아의 순니 이슬람은 반정부 운동의 탄력을 받아 거대한 힘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1982년 시리아 정권은 순니파 이슬람 반정부 세력의 거점인 남부 도시 콤을 전투기를 동원하면서까지 집단 살상했고, 이를 계기로 시리아 순니 무슬림은 정부의 탄압에 맞서기 보다는 명맥만 유지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2003년 이라크에 미군이 침략하면서 상황은 반전 된다. 반미 지하드가 이라크에서 탄력을 받게 되자 수많은 시리아 순니파 무장세력들이 이라크 전선에 몰려 들었다. 시리아 정권의 입장에서도 자국의 무장투쟁 세력을 이라크로 보내는 이점이 있었고 동시에 미국의 이라크 지배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했다. 그런데 이것을 통해 시리아의 이슬람 무장 세력은 전투력을 키우고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이슬람 전사들과 연대하는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이는 마치 아프가니스탄에 소련이 침공했을 때 당시 서방과 중동 국가들이 자국의 과격 세력들을 반소지하드 전선에 투입시키므로 일시적으로는 사회 불만 세력을 몰아내는 효과를 보았지만, 나중에는 전투 실전 능력을 갖춘 글로벌 지하드 세력으로 부메랑이 되어 되어 돌아온 이들을 직면했던 것과 같다. 특별히 시리아가 2011년 내전 상태에 접어들자 이라크의 무장세력은 전선을 넓혀 시리아와 레바논, 그리고 이라크 전체를 아우르는 칼리프 국가 건설을 노리게 되었다. 게다가 2011년에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했다. 이라크의 시아파 말리키 정권은 순니파 국민들의 끌어안지 않고 이란을 등에 업고 보다 시아파 독점의 국가 건설을 지향했기 때문에 국가의 권위와 정통성은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시리아와 이라크의 독재 정권이 파행을 거듭하자 국민의 다수인 순니파 지역에서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같은 세력이 국가 수립을 추진할 만큼 힘의 공백이 생기게 된 것이다. 과거에 알카에다는 비록 네트워크 형태의 글로벌 지하드를 감행 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거점 지역이 필요 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산악 지역으로 알카에다 본부가 숨기에는 적합한 땅이지만 미국과 러시아와 중국의 힘들이 충돌하는 완충지이고 석유와 가스와 같은 자생력 있는 돈줄을 확보하기 어려운 불리한 곳이었다. 그래서 알카에다는 전 세계 무슬림의 재정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도 미국의 은행 통제와 테러 자금 압박을 당하면서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ISIS는 시리아 동부의 석유지대와 이라크 북부의 모술을 확보함으로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국가의 장악력이 와해된 틈을 타서 군사시설을 점령함으로써 막강한 전투력도 갖추게 되었다.

과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중동의 민주화 사태에 개입하면서 이러한 시나리오를 예견했던 것일까? 아니면 ISIS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나타나서 소수 종파와 민족들, 여자와 어린이까지 무참히 학살하는 반인륜적 공분을 일으키는 문젯거리가 된 것일까? 그리고 ISIS는 왜 이토록 참혹하고 잔인한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또 미국인과 영국인 등을 잡아 공개처형 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III. ISIS Great Game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 먼저 ISIS와 관련하여 납득이 어려운 것은 이들의 규모가 12,000명 정도의 소규모 세력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시리아와 이라크의 국가 통제력이 약하고 반정부적 국민 정서에서 이들이 세력기반을 단시간에 넓혔다고 보지만 이 숫자로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선포하고 국제사회가 이들 때문에 쩔쩔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국제정치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세계 주요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검토하는 것이다. 특히 거대한 석유와 가스 매장지인 중동 지역의 경우 국제 사회의 강대국들의 이해 충돌과 경쟁은 당연히 지역 문제를 이해하는 핵심 변수이다. 이라크의 경우 2011년 미군 철수 이후 시아파,순니파, 그리고 북부의 쿠르드 지역이 연방제 형태로 민주적 정치 사회 질서를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이라크의 석유 자원은 대부분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는 바그다드 중심의 남부 지역과 쿠르드인들이 살고 있는 북부 지역이다. 반면에 중간 지대에 주로 살고 있는 순니파 무슬림 다수는 이런 상태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이라크의 시아파 말리키 정권이 민주화를 외면하고 순니파를 배제하는 한 더욱 더 순니파 대중의 불만과 저항은 크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중간 지대는 바로 유럽 등지로 이라크 남부의 석유가 수출되는 파이프라인들이 있다. 시리아와 터키를 통해 수출되는 파이프라인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이라크의 석유는 세계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게다가 이라크는 순니파와 시아파, 그리고 기독교도와 야지드(조로아스터교)와 같은 소수 종파들이 혼재된 상태에 거주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후 수많은 전쟁과 종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라크 북부의 모술과 키르쿠크와 같은 석유지대에는 쿠르드인과 순니파들이 공존하여 살고 있고, 남부 이라크에도 20% 정도의 순니파들이 시아파 다수 주민들과 섞여 살고 있다.

ISIS가 시아파와 기독교도 그리고 야지드 사람들까지 학살하는 반인륜적 행태를 자행하는 이유는 일종의 인종청소이다. 즉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중부 지역에는 순수한 순니파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러한 공포정치를 통해 비순니파 종파들을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슬람주의는 순수 이슬람의 회복을 이데올로기적인 중심 사상으로 여긴다. “알라 이외에는 다른 신이 없다”를 고백하는 신앙고백(샤하다)에 잘 나타나 있는 타우히드 사상은, 알라 이외의 다른 가치는 모두 우상숭배이며 그것을 추종하는 자들은 모두 변절자(카피르)로서 죽임을 당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순니파 극단주의 이슬람을 정통으로 믿는 그들에게는 비동조자와 시아파, 기독교 등은 모두 변절자 제거 사상에 따라 모두 인종 청소해야 한다고 본다. 본래 이슬람의 지하드 신학은 전쟁의 때와 전쟁터에서 불신자를 만났을 때 사로잡고 포위하고 죽이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같이 군대를 투입한 국가는 방어적 지하드 차원에서 전쟁 상대국이 되며 그 상대국의 정치 지도자를 선출한 국민들도 지하드의 대상이 된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세계와 전쟁 상태에 돌입한 국가들 출신 사람들이 지금 이라크에서 죽임을 당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ISIS와 같이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는 자국의 무슬림이 이슬람칼리프 국가 건설에 동조하지 않거나 방해가 되면 그들도 지하드 대상으로 삼는다. 이슬람 지하드에서 여성과 아이들과 노인들은 전쟁과 깊은 연관이 없으면 죽이지 않는데 ISIS는 순수 순니파 칼리프 국가 건설을 내세우며 이러한 반인류적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

그런데 ISIS가 이러한 인종청소를 통해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중부 지대를 묶어 순니파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건설하게 되면 지정학적으로 관련 국가와 세력들 중에 누가 덕을 보고 손해를 입을 것인지 질문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세력을 살펴보자. ISIS가 모술을 장악하고 이라크 정부군을 몰아내자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 군대는 키르쿠크를 접수했다. 그동안 중앙 정부의 견제와 순니파 무장 세력의 테러 때문에 얻지 못했던 석유 매장지인 키르쿠크를 쿠르드자치정부가 이번에 장악한 것이다. 터키로서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 것이 중요한 국가이익이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석유에 종속되어 있는 터키 정부로서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군이 북부 이라크 석유 매장지로 접근하던 ISIS를 전투기로 폭격하고 있고 쿠르드 자치정부의 군사 방어력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북부 쿠르드의 석유 자원은 터키와 서방국가에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것이다.

이라크 남부 지역에 살고 있는 순니파들도 종파 갈등이 심화되고 중부 지역에 순니파 칼리프 국가가 세워지면 대규모로 빠져나가게 되고 결국 남부는 시아파 중심으로 안정화 될 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남부에 집중 매장된 석유 자원의 생산과 공급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가 가능하다.

이란의 경우 미국과 핵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라크에서  ISIS가 바그다드 인근까지 진격해오자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협력을 받지 못하면 대응이 어렵다. ISIS 때문에 미국과 이란은 갈수록 협력할 수 밖에 없어졌다. 이란의 입장에서도 ISIS 덕분에 미국의 핵 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고 이란 남부의 시아파 정권을 강화시킴으로 지역적 헤게모니를 확보할 수 있다. ISIS의 공격 위협으로 인해 이란은 그 동안 눈치를 보며 시아파 말리키 정권을 돕고 있었는데 이제는 보다 과감하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이란의 시아파 청년들도 ISIS로부터 시아파 성지를 지키고자 이라크 전선에 지원병들이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국가들의 제재와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데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과 이라크의 말리키 정권을 지원함으로 ISIS 세력을 통제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로써 서방 국가들의 시선을 돌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거점을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국과 이집트 등 중동국가 입장에서도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 축출이 어렵기 때문에 ISIS를 통해 아사드 정권을 약화시킬 수 있고 시리아 서부의 온건한 이슬람 세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그리고 이라크 남부와 북부로부터 석유 자산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ISIS를 활용하여 복잡한 이라크의 종족 거주 분포를 변동시키고 순니파 과격 테러 세력을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남부 지대로 봉쇄하는 것이 유리하다.

터키의 경우 북부 이라크의 쿠르드 세력과 연대를 잘 맺고 있기 때문에 석유 공급과 유통 마진을 얻는 것이 용이하고, 또 자국의 쿠르드인들이 북부 이라크로 안정적으로 이주하게 되고 쿠르드 자치정부의 통제 하에 두면 터키 동부 지역에서의 쿠르드 문제를 보다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입장에서도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중부의 ISIS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압박은 보다 완화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ISIS를 통해 소수 종파와 힘 없는 사람들만 사활의 코너에 몰려 있고 주변 국가들과 세계 열강들은 나름대로 잇속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ISIS는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중부 지역에 한정에서 세력 거점을 범위를 넓히지 않는 한 준국가적인 상태로 살아 남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

IV. 결론

국제정치학 이론에서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ISIS는 이해타산이 맞다. 현실주의는 국가가 이기적인 존재로서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도덕이나 인권 등으로 국가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없고 또 정치 군사적 행위도 철저히 국가의 현실적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현실주의 이론이다.

ISIS 현상은 현실주의 이론에 입각해 볼 때 이해 당사자들의 국가 이익이 마치 협상하듯이 해법처럼 보인다. ISIS는 그래서 수렁에 빠진 중동 문제에 대한 비극적이고 더러운 해법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국가 채무가 심각하고 더 이상 세계 경찰로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세계 경제의 매트릭스 유지를 위해서는 중동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에너지원 공급이 절실하다. 러시아, 중국, 이란과 같은 국가들 또한 ISIS 문제가 자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태는 어떻게 귀결될 것인가? ISIS에 참여하고 있는 12,000명 중 다수는 서방 국가 출신들이다. 세계 경제 위기를 통해서 실업의 문제가 청년세대에 검은 구름을 몰고 왔고 그 와중에 더욱 부자가 된 글로벌 금융 자본의 탐욕 앞에 이들은 왈러스타인이 예견했던 반자본주의 반체제운동(Anti-Systemic Movement) 세력이 되고 있다. 중동 지역과 같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고 이슬람을 기초한 반서구,반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곳에서 이들의 절망을 규합하고 조직화할 리더가 등장한다면 순식간에 반체제 운동으로 점화될 것이다. 서방 사회에 이민 2,3세로 성장한 무슬림 배경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인종주의와 실업에 얽혀 상대적 박탈감이 깊은 이들에게 ISIS는 인생의 해방구처럼 여겨질 것이다. 이들이 ISIS에서 활동 경험을 쌓고 다시 자국으로 돌아간다면, 그리고 세계경제의 위기를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극복 불가능하다고 보면 파국은 피할 수 없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만이 해법이다. 보좌로부터 흘러 나오고, 내면에서 터지는 생수의 강물만이 답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민족과 계층과 세대의 벽들이 무너지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하나 되는 것만이 희망이다.

서동찬 교수(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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