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Peshawar)의 복음주의교회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주일학교에 참석한 성가대와 어린이 등 81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날 폭발 당시 교회에는 약 5백여명의 성도들이 모여있었고 그 중 예배 모임에 참여하고 있던 2명의 테러범이 몸에 숨기고 들어온 6kg에 달하는 폭탄을 터트리면서 시작됐다. 22일 발생한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기독교인 공동체에게 치명적인 사건 중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페샤와르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도시이며 1980년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세워진 아프간 난민 수용소가 남아있으며 무자헤딘 그룹의 정치적 거점도시이자 파슈툰 족의 문화적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과 맞물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125km 떨어진 이곳 페샤와르의 복음주의 교회는 이미 여러 차례의 이러한 공격성 테러로 시달려오고 있었다.

이번 일에 대해 페샤와르의 The Rev Humphrey S. Peters 비숍은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지방정부의 소수 종교 보호 정책에 대해 성명을 내고 "총체적 실패"라고 강력하게 비난하였다. 그리고 많은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거주지에서 수백명의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성명을 동일하게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자신들을 파키스탄의 탈레반 그룹 TTP-잔둘라라고(Tehrik-e-Taliban Pakistan-Jandullah) 주장하는 자들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TP-Jandullah의 대변인이라고 칭한 아흐마드 마르와트는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 일부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인정찰기 공격을 비난하기 위해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무인정찰기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무슬림이 아닌 그룹들에 대한 테러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TTP 본부는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페샤와르교회 테러사건에 대한 TTP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번 일은 정부와 TTP 간 평화협상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교회는 오래된 벽으로 둘러싸인 페샤와르의 도시 안에서 1883년에 시작되었으며 예배처소는 지역과의 화합을 나타내는 차원에서 모스크와 비슷한 형태로 지어졌다고한다.

이슬람권인 남아시아의 2억 인구 중 기독교인은 3% 미만으로 극소수이다. 그래서 이 지역의 근본주의 이슬람 무장세력들은 서구에 대한 저항의사로 무슬림이 아닌 자들은 모두 서구와 동맹을 맺고 있다는 이유로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 가운데 특별히 남아시아의 소수종교 중 하나인 교회들 역시 타겟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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