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No woman, No Drive'라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는 사우디 코메디언 히샴 파기(Hisham Fageeh)

최근 유튜브에 "여성은 아무도 운전할 수 없다(No Woman, No Drive)"는 동영상이 올려진지 단 몇일 만에 조회수 6백만을 돌파하며 사우디를 비롯한 전 아랍 국가에서 가장 유명한 동영상이 되었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 상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이유는 바로 현대 사회에서는 통상적이지 않은 가사 때문이다.

이 동영상에서 사회활동가로 자신을 소개한 사우디의 코메디언 히샴 파기(Hisham Fageeh)는 '한 자메이카 가수가 부른 노래를 우리 나라의 상황에 맞게 각색해 부르고 싶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이 노래는 '여자는 아무도 운전할 수 없다'는 가사가 반복되면서, '여자는 가족들과 뒷자석에만 탈 수 있다', '(운전을 하지 않아서)난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여자들이 많은 난자들과 아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좋은 친구들을 고속도로에서 잃지 않았는가? 빛나는 미래를 위해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의 오누이여, (차)바퀴에는 손을 대지도 마라', '당연히 운전사가 너를 어디든지 데려다 줄 것이다. 왜냐하면 여왕은 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위해 저녁식사를 요리할 수 있다' 라는 등의 가사로 현재 사우디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운전 허용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동영상 아래로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고 있는데 대부분의 댓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히샴 파기와 이슬람을 비난하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례로 '이 가수가 이런 영감을 도대체 어디서 얻은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평화를 원하지만 나는 이런 점 때문에 미디어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 사우디 남성들은 자신의 부인을 못 믿는가?' 또 '나는 사우디 여성이다. 나는 우리가 곧 운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우디는 매우 유별나다. 그들만의 이슬람 역시', '의사로서의 나의 소견은 운전은 난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라는 댓글들을 비롯한  많은 모욕성 댓글들도 달려있다.

이런 일련의 모욕성 댓글들에 대해 히샴 파기는 "나는 Bob Marley의 노래 'No woman, No Cry'에서 'Cry'를 'Drive'로만 바꾸어서 사우디의 현실을 비꼬아 부른 것"이라면서 자신은 코메디언이지 정치인이 아니라며 오히려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은 그가 과연 여성의 운전을 지지하는 것인지 반대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는 반응이다.

그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내에서만 유독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문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는 미지수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문법 없이 여성 운전 허용하지 않는데다 처벌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 전 제다(Jeddah)에서는 보수 성직자들과 종교학자들에 의한 여성의 운전을 반대하는 시위도 있었다.

이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사우디 여성들이 운전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배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여성운동가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이 이슈가 사우디를 넘어 인권보호 차원에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일련의 캠페인 중 '여성에게 운전을(Woman2Drive)'라는 이름으로 여성 운전 허용 촉구 캠페인을 벌이며 운전대를 잡은 여성들 중 14명이 지난 26일 사우디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다. 사우디 국영 방송 또한 이러한 일련의 캠페인들에 대해 '사회 안정을 해치고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주요 도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는 이유로 체포되거나 구금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박지연 기자

저작권자 © 미션투데이(Missio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