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 10차 부산 총회 개막. 5000여 참가자와 함께 시작되다

▲WCC총회가 개회예배가 준비중이다.ⓒ 유 준 기자

WCC 제10차 부산 총회(이하 WCC 총회)가 오늘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5000명 이상의 참석자들과 함께 시작되었다.

행사는 한국교회 성도들과 WCC 초오히 참석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개회예배(Opening Prayer)’는 ‘타종’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입장 순행, 애가, 하나님의 말씀, 축복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입장 순행에서는 십자가를 선두로 각 대륙 대표자들이 자신들의 상징 이콘(icon)이나 성수(聖水) 등을 가지고 나와 무대 우측에 마련된 단상에 올려놓았다.

이어진 ‘애가’ 순서에서는 각 지역의 언어(난 곳 방언)로 기도제목 낭독과 그 기도에 해당하는 퍼포먼스가 병행되었다. 애가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고민거리들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온갖 회의론과 의심과 피로와 곤핍 속에서 우리가 주 하나님을 찾습니다. 우리 기도를 들으시며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전체 기도 후 아프리카·아시아·카리브·유럽·라틴아메리카·중동·북미·태평양 등 지역별로 “부르짖음과 소망”’ 기도문을 낭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하나님의 창조의 기쁨을 이야기하면서 그러나 오늘의 아프리카는 “더 이상 보시기에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라며 아프리카가 경험한 착취, 공동체의 분열, 공동체 간에 벌어지는 약육강식적 약탈 그리고 “여성과 소녀들을 주님의 형상으로 보지 않고 성욕의 대상” 으로 여긴 일들을 언급하였다.

아시아의 경우 집단 폭행당한 소녀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언급하면서 여성, “강제 노동과 과노동, 그리고 위험한 작업장에서 시달리며 일하고 있는 수백만 어린이들”과 불가촉 천민 그리고 파괴되는 자연환경에 대하여 언급했다.

특히 WCC 총회의 주 리더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경우 “우리는 유럽 나름의 문명과 문화, 그리고 영성의 역사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류의 진보과정을 대변한다”며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는 전쟁과 식민지 착취, 인종차별, 대량학살 등 죽음의 유산을 대표하는 무리들이라는 것을 자인합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라틴 아메리카, 중동, 북미, 태평양 등의 애가가 이어졌으며 본 기도로 마무리 되었다.

설교는 아르메니아정교회 총대주교 카레긴 Ⅱ세가 전했다. 누가복음 24장 28-35절을 본문으로 나누어진 설교는 식민지 통치의 경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한가족 같은 친근함을 언급하며 시작되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복음의 열정으로 그리스도의 빛을 찬란하게 비추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 공동체의 점차적인 성장을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르메니아정교회 총대주교 카레긴 Ⅱ세가 설교중이다.ⓒ 유 준 기자

그는 아르메니안 문명이 에큐메니칼 정신의 시발점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애로우신 성 네르세스, 람브론의 성 네르세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신앙적 훈계들에게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고, 중세기 로마가톨릭교회와 비잔틴교회 사이에 과감한 대화들이 오갔는데 그들은 표어로 ‘일치는 교회의 본질적 요소, 자유는 비본질적 요소, 사랑은 만물 속에’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처음에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를 인식한 것 처럼 그리스도 인들의 사랑과 섬김이 세상으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인식하게 한다”며 “육체의 필요를 채워주고 사랑과 봉사에 힘쓰면 사람들도 그리스도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을 위한 일치의 필요를 언급하면서 그는 “무엇보다 영적인 일치에 힘써야 하고, 믿음과 봉사에서 하나됨, 예수 그리스도와 거룩한 교회의 이름으로 온 세상에 복음 증거를 하는 일에서 하나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교도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관심했지만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을 베풀어 주셨다”며 “그리스도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주님께서 희생제물로 돌아가신 후 부활하셨던 사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정함으로써, ‘나를 따르라’시며 사랑의 손길로 초대해 주시는 주님 앞에 우리가 전심으로 응답함으로써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리스도를 닮아 모든 사람들에게 인격적인 존중을 베풀고 그들을 성결케 되도록 하는 일은 “어느 행정기관이나 과학기술에 위임할 수 없는 일” 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명 주시는 하나님의 인도를 늘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조를 낭독한 후 한반도를 비롯해 전세계를 위한 중보기도가 이어졌는데, 특히 한반도의 분단을 놓고 “남북한으로 분단된 양국 백성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민족이 화해하게 하시며, 통일을 이루어 평화롭게 살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예배는 파송례를 전하며 마쳤다.

▲이번 WCC총회에는 추최측 추산 약 5천여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 유 준 기자

오늘 오전 시작된 WCC총회는 앞으로10일간 주제회의, 에큐메니칼 좌담, 워크샵, 마당 프로그램, 선거, 위원회, 교파별 모임, 폐회 및 최종보고, 보냄예배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WCC총회를 통해 세계 각지의 ‘부정의’의 문제들에 대한 긍정적인 토론이 기대된다. 아울러 시민은 사라지고 독재자와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시리아, 3대째 세습과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기독교 핍박국으로 알려진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 등도 잘 알려져 세계 정부들도 개입하기 힘든 ‘부정의’의 문제들에 대한 일치된 교회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미션투데이 유  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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