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를 방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마 대통령이 “리비아의 국가원수인 카다피가 휴전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고 언급했다고 31일 알자지라 영문판이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은 카다피가 아프리카연합의 휴전을 위한 성명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며, 시위대를 지지하는 나토의 공습을 포함한 리비아 내의 모든 적대를 종결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마 대통령에 따르면, 카다피가 “모든 리비아 인들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말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하지만, 휴전에 대해서 카다피가 제시한 조건들은 시위대에 의해 즉각 거절 당했다.

시위대가 가장 중요시하는 카다피의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주마 대통령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4월에도 주마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의 대표단과 함께 휴전을 위한 제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카다피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었지만 이내 이를 번복하고 공격을 재개했었고, 시위대 역시 카다피의 퇴진을 포함하지 않은 아프리카연합의 제안을 거절했다.

일각에서는 주마 대통령의 리비아 방문은 카다피와 그 일가족의 철수 전략을 위한 것이라며, 그가 제시하는 휴전에 대한 논의는 리비아 국민들에게 이전에도 지금도 거절의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주마 대통령의 방문 소식과 더불어 리비아 군의 탈군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월요일 이탈리아에서는 8명의 리비아 군 장교들이 기자 회견을 가졌으며, 그들은 최근 리비아 군을 빠져 나온 약 120명의 군 장교들 중 일부라고 전해진다.

이탈리아 정부에 의해 이뤄진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한 8명의 장교 중 장성급도 5명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 중 오운 알리 오운 장군은 “살인, 대학살, 여성에 대한 폭력 등이 난무한다. 최소한의 존엄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리가 본 것과 우리에게 요청된 것을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장교에 따르면, 카다피의 군사력은 계속 약화되는 상황이며 현재는 원래 규모의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의 리비아 방문 전날 남아공의 아프리카 민족회의(African National Congress)는 성명을 통해 리비아에 대한 나토의 공습을 비난한 바 있다.

임기응변에 능하기로 소문난 카다피 국가원수지만 현재의 리비아가 직면한 위기 상황 속에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서방 국가들은 군사적 제재뿐 아니라, 반대세력을 위시한 언론 플레이까지 동원하여 리비아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려는 듯하다. 서방 국가들에 맞서려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의도는 자명하나 카다피의 입장은 주마 대통령의 말대로 “휴전”을 위한 준비만 되어 있다.

 

유호진  기자 / (2011-05-31 17: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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