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이용 불법이주 시도한 모로코인들, 유럽-선례될까 우려

스페인 공항에 비상착륙해 이주를 시도한 모로코인들로 인해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사진=EPA)

20여명의 모로코인들이 항공편으로 스페인에 불법이주를 시도하다 12명이 체포되고 일부는 행방이 묘연하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지난5일 오후(현지시각)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던 에어아라비아모로코 여객기가 스페인령 마요르카섬에 비상 착륙했다. 모로코 국적의 탑승객이 갑작스러운 발작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 사이 20여명의 탑승객들이 담배를 피우고 싶다며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였고, 몸싸움 끝에 비행기를 빠져 나간 뒤 활주로를 질주해 담장을 넘어 도망쳤다. 이로 인해 공항은 약 3시간 동안 폐쇄됐고, 약 30편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스페인 당국은 이들 중 12명을 공항 인근에서 체포했으나 나머지 12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 팔레스타인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로코 국적이었다. 병원으로 후송됐던 탑승객도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없었으며, 그는 병원에서 체포됐다.

BBC는 이번 사건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불법 이주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선례가 됐다고 보도하며 유럽 국가들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다를 헤엄쳐 스페인으로 이주를 시도하는 모로코인들 (사진=Antonio Sempere/Europa Press)

지금까지 아프리카인들이 유럽으로 불법 이주하던 경로는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으로 가거나, 대서양을 통해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가는 경로가 주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주용 보트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작은 보트여서 생명을 건 모험과도 같았다. 지난해에만 보트로 이주를 시도하던 이들 중 1천700명이 숨졌다. 뿐만 아니라 이 보트를 타기 위해서는 브로커에게 많은 돈을 내야 했다.

반면에 비행기를 이용한 시도는 비행기 삯 200유로(한화 약 27만원)가 들 뿐이며 보트보다 안전하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사건이 “일회적 사건”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스페인 당국은 탈출을 시도한 승객들이 수화물을 싣지 않았으며, 지난 7월 사건을 계획한 듯한 페이스북 계정을 거쳤음을 확인했다. 이 계정에는 여객기가 스페인 상공을 지날 때 꾀병을 부리면 비행기를 멈춰 세울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고 밝혔다.

[윤지언 기자] 2021-11-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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