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통합추진위원들이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BS뉴스 캡처)

11일 서울 노원구 영화교회(담임 안이영 목사)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의 제32-2차 임원회의에서 연합기관 통합과 관련해 두 가지 안건이 통과됐다.

첫번째는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에서 통합의 선결 문제로 언급한 이단 관련 교단에 대한 것이다. 한교총에서 언급한 한기총의 7-8개 단체 중 3개 단체가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의 설득으로 스스로 행정보류를 받아들여 이 안이 통과되었다.

두번째 안건은 홍재철 증경대표회장이 주도하여 한교총의 통합, 감리교단 등 WCC 가입 교단을 배제하고 통합을 추진하자는 안건이 결의되었다.

한교총, 한기총,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은 지난 8월 15일 연합기관 통합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10월 22일 세 기관이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으나, 통합을 위한 세부 요구조건에서는 분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계속해서 이단 문제 선결을 요구하던 한교총은 11월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통합추진위원회 활동 기간을 종료하고 연합기관 통합을 장기과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편 한기총 내에서도 WCC 가입 또는 지지하는 교단들과의 통합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가 계속되던 끝에 11일 임원회의에서 한교총의 WCC 가입 교단 배제의 안건이 결의된 것이다.

한교총이 교단들은 당연히 교리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단의 교리적 이단성을 문제 제기하여 이것이 해결되어야 통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한국 교회 분열 상황을 해결하고 연합하겠다고 하나 사실상 통합의지 없이 분열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없는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한기총에는 합동 교단에서 분리독립한 군소교단들이 많이 가입되어 있는데, 이들은 합동 교단보다 WCC에 대해서 더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기총에서 WCC 문제제기를 주도하는 홍제철 목사는 합동 교단 지도자 출신으로 WCC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60년 전 WCC 가입 문제로 통합과 합동 두 교단이 갈라진 이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WCC문제를 한기총에서 제기한 것 또한 통합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국교회는 차라리 통합과 기감 등 WCC 그룹이 NCCK(WCC한국 지부) 진영으로 가고 합동과 기침 등이 한기총으로 모이는 것이 교리적 축면에서 연합운동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통합 및 기감 소속 교회들 다수가 실제로는 WCC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또한 어려운 일이다.

이번 한기총 임원회의 WCC 반대 입장은 WCC 가입 교단이 이미 한교총의 주요 교단인 상황에서 이러한 안건의 결의대로 진행된다면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은 이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민영 기자] 2021-11-12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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