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세력의 리더인 압둘 파타하 알-부르한 장군이 과도정부의 해산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Sudan TV via AP)

지난 25일(현지시간) 새벽 수단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압달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과도정부의 민주 세력을 체포하고 대국민 연설을 통해 과도정부의 해산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19년 30년간 독재로 통치하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혁명을 통해 축출되어 구금된 후, 혁명을 주도한 민주 세력과 군부가 연합하여 과도 정부를 구성했다. 이 과도정부는 4년 후 2024년에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정권을 이양할 것을 합의하고, 내각의 절반을 민주 세력, 절반은 군부 세력이 담당하고 최종 결정권은 군부가 가진 형태로 2년 동안 수단을 통치했다.

 과도 정부의 합의에 따르면 올해 안에 정부의 최종결정권한을 군부에서 민주 세력으로 넘겨야 했다. 이 합의의 이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1주일 전 시작되었으나, 이를 군부가 거부하고 이 날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총리 등 내각을 체포했다. 이에 시위가 격화되자 결국 수단 군부가 반군부 시위대를 향해 총탄과 최루탄을 발사하여 수단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7명이 사망하고 140여명이 부상당했다.

카르툼 시가지의 불붙은 거리를 달려가는 시위대 (사진=RASD SUDAN NETWORK via REUTERS)

미국·영국·프랑스·유럽연합(EU)과 유엔은 수단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고 폭력사태 중단과 구금된 함독 총리와 정치인들의 석방, 시위대의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 2년 동안 수단에서는 구금된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에 의한 쿠데타 시도가 번번히 있어왔다. 지난해에는 함독 총리가 출근길에 암살 위협에 노출되기도 했고, 지난달 21일에도 관련 세력이 쿠데타를 이끌었지만 정부군에 의해 진압됐고 관련자들은 모두 체포됐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는 과도정부의 연정 세력이었던 정부군의 쿠데타라는 점에서 지난 2년간의 전대통령 지지 세력의 쿠데타와는 다른 심각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수단 수도 카르툼은 인터넷과 지역 통신이 모두 끊겼으며, 차량의 이동도 금지되고 공항이 폐쇄된 상태이다.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이슬람 근본주의 독재 아래에서 폭력과 교회재산 몰수 등의 핍박을 겪었던 수단 기독교인들은 과도정부 출범 이후 종교의 자유와 교회에 대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군부가 정부를 장악하기 위해 당장은 수단의 교회들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영 기자] 2021-10-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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